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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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그리고 어린이 해외연수
외신은 세계 각국이 침략 외래종 동식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전한다. 동식물의 세계화가 불러온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미 한국도 오래전부터 황소개구리, 블루길에 개망초, 돼지 풀 등 외래종 동식물로 인해 ‘동식물 세계화’에 대한 좋은 경험을 쌓아두고 있다.
구입이 쉬운 애완동물 탓을 하지만 사실은 인간들이 구축해 놓은 세계적 물류 흐름을 통해 동식물은 자연스럽게 세계를 흘러 다닐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오늘날처럼 거대한 흐름은 아니더라도 고대부터 세계적 물류 흐름이 없었던 것은 아니어서 오랜 세월에 걸쳐 동식물의 세계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돼 온 것이기도 하다.
감자 옥수수 커피 담배 토마토 고추 면화 등, 식용·기호작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토종으로 굳게 믿고 있는 동식물 가운데서도 언젠가 어디로부터 흘러 들어와 정착한 것들이 많다고 하지 않는가.
인류도 마찬가지다. 고대 인류의 이동경로를 보면 어떤 인종이 어디서 발생해서 그곳에 뿌리 내려 지금껏 있었다는 결론은 내려지지 않는다. 시계추가 한번 좌우로 크게 오가듯 동서 또는 서동 방향으로의 민족 대이동이 몇 번 있었다는 역사적 흔적으로도 알 수 있다.
이동성 빠른 두 발 가진 인류가 세계 곳곳을 누비다, 어딘가 안전한 곳에 외래종 동식물처럼 뿌리를 내려 오래 오래 살아 온 곳이 지금의 터전이었을 것이다.
요즘 미국 유럽 등 비교적 개방된 국가 도시에 가 보면 그곳이 결코 백인들만의 국가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세계에서 흘러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빼고도 그곳에 정착해 살고 있는 사람들은 흑인종 황인종 홍인종 등 인종은 물론 수많은 민족적 얼굴들이 한데 섞여 살고 있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할 것이지만 한국도 그런 인종, 민족의 섞임이 시작되고 있다.
고대부터 아주 느리게 서서히 이루어져 온 세계화가 오늘날 현대 문명의 급속한 발달과 함께 정말 급류를 이루기 시작했으며 여기서 한국이 예외가 될 수 없다.
근대 민족 수난의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 유·이민사는 이제 세계 속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을 6백여만 명에 이르게 했다. 숫적으로만 보면 한국인구의 10분의 1을 넘고, 또한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한국인 없는 곳이 없다.
방학이면 수많은 어린이들이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도 그런 세계화와 무관할 리 없다. 세계 언어화되고 있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어권 국가들로 연수를 떠나고, 다음 세기 최강국으로 점쳐지는 중국으로 중국어를 배우러 가기도 한다.
영어, 기타 외국어 교육 등을 위한 방학 해외 연수여행을 두고 문화 사대주의, 가치관 혼란 등을 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해외연수는 세계화와는 그 흐름이 맞고, 크게 우려할 사안도 아니다. 다만 이상 열풍에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 등 적지 않은 부작용과 여기서 오는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할 일이 남는다. 진작 국가적 차원에서 세계화 교육이 국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준비하지 않았던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세계화가 대세라지만 여기에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반 세계화’라는 것도 있다. ‘오래된 미래’의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진정한 웰빙은 ‘세계화 아닌 지역 단위의 경제운영’이라고 주장하지 않는가.
가속기만 달고 달리는 세계화에 ‘반 세계화’운동은 지혜로운 브레이크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세계화 교육에 ‘반 세계화 운동’은 필수적 한 분야임이 분명하다.
김징자/칼럼니스트
2007-08-29 오후 5: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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