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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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래는 내 마음에 달려 있다
“올 해 제가 삼재(三災)랍니다, 하하하….”
A씨가 밝게 웃으며 말한다. “예전에 새해 운수에 매달려 쩔쩔매던 제 모습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요. 지금은 그런 것 상관없지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씨는 사주를 묻고 다니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연말에는 신년운수를 물어보고 그 결과에 좌우되곤 했었다. 삼재라고 하면 소위 삼재풀이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비싼 돈을 들여 부적도 사 놓았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올 해 운수가 나쁘다더니 어쩔 수 없구나’하고 체념하곤 했다. ‘몇 월만 되면 좋아진다니까 기다려야지’ 하는 등 매사를 사주풀이에 맞추어 해석하려고 했었다. 그러다 보니 거의 맞는 것 같아 중요한 일이 있으면 꼭 가서 물어보아야 안심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체인점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많이 벌려고 한 것인데 만일 잘못되면 큰일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유명하다는 사주보는 곳 몇 군데나 가서 물어보았다. 모두 괜찮다고 했다. 그 중 한 사람은 A씨가 체인점을 시작하기에는 그 해가 일생에 가장 좋은 운이 들어왔다고까지 했다. 안심하고 문을 열었다. 그런데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석 달 만에 불이 나서 전부 타버린 것이었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겪는 일도 지긋지긋했다. “아니, 당신 운이 좋다면서요! 그래 불나는 것도 못 맞추면서…!” 아내는 사주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게 했다.

그 때부터 절에 다니며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운명이 있가 없나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거기에 의지하고 맞추어 살려고 한다는 것이다. 운명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내가 내 마음과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진짜 삼재는 사주팔자에 따라 살려는 나약한 제 마음이었어요. 어차피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는 게 인생인데 뭐가 그렇게 불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일이 물어가며 어떻게 살 수 있겠어요.”
겸허하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판단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본다. 일은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 ‘나의 선택’이며 ‘나의 노력’이라는 점이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노력하는 만큼 반드시 배우게 된다. 다음에는 그만큼 더 지혜로워지고 성숙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A씨는 다시 작은 회사에 취업하여 어렵게 살고 있다. 그러나 마음은 예전과 비할 수 없을 만큼 편안해졌다고 한다. A씨는 이제 중요한 일을 결정해야 할 때는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힌다. 욕심과 분노, 지나친 집착을 가라앉히려한다. 그런 상태에서 결정하고 그에 따라 노력한다. 잘못 판단했다고 생각되면 다시 수정하고 또다시 노력한다. 침착해지고 화를 덜 내니 아내와 가족들이 좋아한다. 주위에서는 딴사람이 된 것 같다고 한다.
누가 “올해 삼재니까 조심하라”고 했다. A씨는 좋다고 하든 나쁘다고 하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항상 마음을 잘 살피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될까 하고 불안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어느 스님의 말씀을 마음 속 깊이 새기고 또 새긴다고 한다.
‘안 되고 되는 것을 쥐고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이고 사람마다 걱정도 많습니다. 올 해 이 일이 잘 될까?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 건강은 괜찮을까? 이 회사는 문을 닫을까 계속할까? 취업이 될까?입학시험에 합격할까? 승진할 수 있나? 결혼은 언제 해야 하나? 그리고 나아가서 경기가 좋아지나, 누가 지도자가 될까…? 답은 우리 모두의 마음과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황수경(동국대 선학과 강사)
2007-02-06 오후 3: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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