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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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임효림, <꽃향기에 취하여>, 바보새, 2006. 값 7천원
임효림은 시를 쓰는 승려 시인이다. 그는 2005년 전태일문학상 특별상 수상식에 “배고픈 자에게 밥을 주라고 하는 것이 나의 사상”이라는 발언을 한 민중의 벗이며다. 종단개혁과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이래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 굽힘없이 노력한 개혁승이자 운동권 스님이다. “자유는 만유의 생명이다”는 만해의 신조를 화두로 가지고 사는 진보적 자유사상 실천 승려이다.

그는 1968년 18세에 출가하여 운수납자로 수행을 하다가 1987년 6월 민중항쟁을 기점으로 재야시민운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다 백담사 조오현 스님을 만나 시를 공부하기 시작하였고, 2002년 문예지인 <유심>지로 등단하였다. <유심>은 1918년 만해가 창간해 3호까지 나오다 만 월간 교양잡이였는데, 이를 만해실천사상선양회에서 복간하여 현재 문인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 문예지가 되어있다.

2006년 비정규노동자를 위한 재정마련 전시회가 경복궁 근처에 있어서 갔었는데, 다음과 같은 스님의 글씨가 걸려 있었다.

뼈빠지게 일하지만
세끼 밥을 걱정한다

간단명료한 2행의 시다. 현재 한국 전체 노동자의 비극적 노동현실을 일갈하고 있다. 정말 뼈 빠지게 일을 하면서도 밥을 걱정해야 하는 대부분 노동자들의 현실을 진술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노동은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기 위한 즐거운 노동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하여 힘들게 일을 해야 하는 뼈 빠지는 노동인 것이다. 국가복지가 취약하여 국민 기초생활이 보장되어 있지 않거나 국가가 노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대부분 노동자는 이렇게 뼈 빠지게 일해도 겨우겨우 생계를 때우거나 걱정할 뿐이다.

2007년 2월 초 프랑스의 세계석학 자크 아탈리가 한국을 방문해서 한마디 했다. 빈곤층이 선진국보다 높은 한국사회를 바꾸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부유층의 세금을 더욱 높여 사회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확고한 민중사랑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스님은 현재 한국사회를 양극화로 치닫게 하는 빈부차이가 계속되면 안 된다며 다음과 같이 반복한다.

안된다 안된다 이래서는 안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된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져서
둘 사이는 점점 더 멀어져서
더 이상 같은 나라 백성이라고 할 수도 없게 되어서는 안 된다.
-‘이웃’ 부분
2007-02-20 오후 5: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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