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인간으로 태어난 자체가 문제라 보고, 상담심리학에서는 각 조류별로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달리 보고 있다는 것을 지난 회에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상담심리학과 불교에서 어떻게 해결할까?
정신분석학에서는 인간의 의식세계를 빙산에 비유한다. 빙산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은 아주 작지만 수면 밑에 커다란 덩치가 존재하고 있다. 의식은 빙산의 보이는 부분이요, 무의식은 수면 아래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의식이란 한 개인이 현재 각성하고 있는 모든 행위와 감정을 말한다. 무의식은 개인이 자신의 힘으로는 의식으로 떠올릴 수없는 생각이나 감정이다. 이 속에는 자기 스스로나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감정, 생각 또는 충동 등이 억압되어 있다. 이와 같은 무의식의 내용이 개인으로 하여금 내적 갈등을 경험하게 하며, 본래의 모습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가장되거나 왜곡된 증상, 억압된 경험을 감당 가능한 영역인 의식 수준으로 끌어올려 스스로 처리할 힘을 갖게 하는 것이 정신분석학에서 보는 심리적 문제의 해결법이다. 간단히 말해 ‘무의식의 의식화’가 문제 해결의 방법이다.
행동주의에서는 내담자가 부적응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그러한 행동을 학습한 결과라고 본다. 따라서 학습된 부적응적 행동을 소거하고 적응적 행동을 새로이 학습하여 대치하는 것을 해결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행동 수정’을 통해 심리적(행동적) 문제를 해결한다.
인간중심적 접근에서는 각 개인이 겪는 독특한 주관적 경험의 세계, 즉 현상적 장 또는 경험적 장을 중시한다. 이러한 현상적 장 안에서 자아개념과 개인의 유기체적 경험이 일치하지 않아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므로, 불일치한 경험에 대해 정확한 공감적 이해를 하고, 실현 경향성을 가진 인간 존재에 대한 무조건적 수용과 존중을 함으로써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이 되게끔 하는 것이 해결 방법이다. 즉 인간 유기체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 전체로서의 한 개인에 대한 수용,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대한 존중 등을 통해 부조화를 조화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삶 자체가 괴로움[苦]이라는 것을 바로 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세 가지의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의미의 삼법인(三法印)에서 앞의 두 가지, 즉 제행무상(諸行無常)‧제법무아(諸法無我)가 곧 모든 것이 괴로움이란 진리를 말하는 것이며, 이러한 괴로움을 괴로움으로 바로 보고 인정하는 데서 인간 문제의 해결점을 찾았다.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苦聖諦]에서 출발하는 사성제(四聖諦)가 바로 그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자체가 괴로움이며, 그 인간이 가지는 생로병사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해탈에 이르러 다시는 윤회전생하지 않는 것이 불교의 심리적 문제의 해결법, 인간 문제의 근원적 해결법이다.
불교상담개발원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