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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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상담 장면
현대 상담심리학에서는 개인면접상담을 상담의 기본으로 본다. 따라서 상담의 정의나 상담에 대한 기본 이론을 설명할 때 특별히 따로 언급하지 않는 한 개인면접상담을 전제로 해서 이야기한다.

개인 면접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대면관계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담자와 내담자 두 사람만의 공간이다. 다른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 안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내담자는 안심하고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래서 개인 상담실은 두 사람이 들어갈 만한 적당한 넓이를 갖추고, 다른 방에 말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방음 시설을 해놓는다. 또한 상담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은 누구도 방해하지 않게끔 조치를 해놓는다. 상담 도중에 상담자는 다른 방문객의 내방을 받아들이지 않고, 될 수 있는 대로 전화나 그 밖의 메시지도 받지 않는다. 또한 내담자에게도 전화나 메시지 등을 받지 말도록 권한다. 그래야 상담에 전념하여 상담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

부처님의 교화 활동을 상담으로 볼 때, 부처님 시절에는 오늘날과 같이 정형화된 상담 장면은 없었다. 상담자인 부처님과 내담자인 외도나 제자, 재가자가 부처님과 특별히 마련된 공간에서 따로 만나질 않았다. 부처님이 머무시는 곳은 어디나 상담 장소였고, 내담자 역시 주변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특히 부처님과 내담자의 만남에는 부처님의 시자(侍者)인 아난다 존자가 거의 대부분 배석하고 있었다. 불경의 첫머리가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如是我聞]’는 말로 시작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말을 한 주인공이 바로 부처님을 그림자처럼 따르며 모신 아난다 존자다. 불경은 아난다 존자가 부처님을 시봉하면서 들은 설법 내용과 배경, 그 과정을 구술로 전한 것을 후세에 기록한 것이다. 따라서 경전에 등장하는 사람이 부처님과 내담자 둘뿐이었다고 해도 그 자리에는 늘 아난다 존자가 함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과 내담자에 아난다 존자만 배석한 것이 아니다. 어떤 때는 수십 명이 함께 있기도 했고, 수백, 수천 명이 있는 자리에서도 상담(교화)이 진행되었다. 부처님을 찾아온 내담자는 사람이 많고 적고를 별로 가리지 않고 자신의 문제를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거나 궁금한 바를 여쭈었으며, 부처님 역시 그때마다 망설이지 않고 흔쾌히 또한 명료하게 답을 해주었다.

이렇게 경전에 나타난 상담 장면은 현대의 상담 장면과 많이 다르다. 당시의 내담자들은 우리들과 달리 삶이 좀 더 담박했기 때문은 아닐까? 오늘날의 내담자들이 상담실을 찾으면서 비밀 유지를 최우선 조건으로 꼽는 것을 보며 나름대로 추량해 본다.
불교상담개발원 사무총장
2007-04-24 오후 4: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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