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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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상담 회기
상담을 시작하면 초기에 구조화를 한다. 내담자가 상담에 대해 어떠한 기대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상담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알려 준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역할과 한계를 분명히 밝히고, 상담의 목표를 무엇으로 삼을지 그리고 어떠한 정도로 달성할 것인지를 협의한다. 그에 따라 상담 회기를 잡고, 상담자와 내담자가 상담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 함께 논의한다.

상담은 보통 50분에서 1시간을 한 회기로 잡는다. 그리고 상담 회기를 얼마만큼 길게 하느냐 하는 것은 접근 이론과 기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프로이트가 창시한 정신분석의 경우, 초기에는 거의 매일 한 번씩 십년, 이십년씩 진행된 사례가 많았다. 이후로도 정신분석이라고 하면 일주일에 두세 차례 이상, 5-6년 이상 계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정신분석은 단지 어떤 문제 증상의 치료나 개선에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니라 성격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치료에 너무 많은 기간이 걸리다 보니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분석을 하게 되면 시간이 많이 드는 것도 문제거니와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세월 걸린다고 해서 치료가 완전 보장되는 것도 아니었다. 치료가 된다고 하더라도 정신 분석을 받은 때문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세월이 약이 되어 저절로 치유된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자 정신치료에도 단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연구자와 전문가들이 많이 생겨났다. 기간이 오래 걸려야만 치료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50회에서 100회 정도의 단기 치료로도 효과를 본 연구 사례를 많이 제시했다.

심리 상담으로 넘어오면 정신역동치료에서 단기로 보는 50여 회의 치료도 장기치료로 본다. 인지치료가 널리 보급되면서는 그보다 짧은 20회에서 30회의 상담으로도 높은 효과가 나타남을 증명했고, 현실치료에서는 10여 회만으로도 문제 해결이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 해결중심 치료에서는 아예 매 회기 상담을 마지막 상담으로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한다.

초기 경전에 나타난 부처님의 교화 사례를 살펴보면, 한 내담자를 상대로 여러 회기를 진행한 경우도 간혹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상담회기는 1회로 마무리되었다. 이렇게 그때그때 사례에 따라 상담이 마무리되거나 단기로 진행되는 것은 재가자 또는 외도를 교화할 때이고, 일단 교화가 되어 신도가 되거나 제자가 되어 교단에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즉 부처님이 교단을 이끌며 제자들의 수행을 돕는 지속적인 장기 상담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상담에서는 단기적으로 문제 증상을 해결하고 정신분석에서는 수십 년의 분석을 통해 성격 구조의 변화를 도모하지만, 부처님은 위없는 가르침을 통해 인간의 근본을 바꾸는 해탈로 이끌었다.
불교상담개발원 사무총장
2007-05-08 오후 4: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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