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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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브레이크 없는 열차를 탄다
정말 사는게 사는 것이 아닌가 보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지난 3일 서대문구 가좌역 구내 수색방면 철로 45미터 구간의 지반이 붕괴됐다. 이번에 발생한 철로지반 붕괴사고 역시 한마디로 안전불감증 사고로 확인되고 있어 충격을 준다.
또한 시공사와 철도공사의 어이없는 대응은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음을 보여준다. 가관인 것은 가좌역 지하역사 공사담당 건설회사들은 철로지반의 붕괴 위험을 확인한 뒤에도 공사를 강행했고 철도당국에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
더욱 놀라운 일은 지반 붕괴 4분 전까지도 열차를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전까지만 해도 문산에서 서울방면으로 3대가 지나갔고, 서울에서 문산 쪽으로 1대가 지나갔다.
2대는 서울역으로 승객을 태우러 가는 빈 열차였지만 나머지 2대는 300여명의 승객을 태운 통근열차였다. 서울에서 문산으로 간 통근열차는 사고발생 불과 7분전에 사고 현장을 지나간 황당한 일이 백주에 벌어졌다.
경찰도 이번 사고가 공사장 철기둥을 보강하며 옹벽을 지지해 주는 강철선이 끊겨 발생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부실설계 등 다각적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좌역 인근 주민들은 일주일 전부터 이유 없이 상가건물 유리창이 깨졌고 가게마다 바닥에 금이 가는 등 눈에 띄는 붕괴조짐이 있었다고 했다.
주민들은 일대 지반이 낮아지기 시작한 지난 해부터 이상징후에 대한 민원을 제기 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사고 직전 수색역에서 출발한 회송열차를 급정거 되었던 점이다. 10명의 작업인부들이 사고 현장주변을 지키다 열차 운행을 온몸으로 막았다고 한다. 열차를 세우고 대피하자마자 붕괴가 시작된 어이없는 인재였다.
한번 뒤돌아 보자. 이번 사고가 뭐든 하면 된다는 식의 구시대적 성과주의와 소통부재에서 온 것이 아닌지. 빨리 빨리와 대충 그리고 적당주의와 이기심이 혼합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사회는 점차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간다. 우리 의식 또한 그기에 맞춰가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연초에 서울복지재단이 실시한 세계 10대 도시 행복도 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세계 주요 도시 시민 중 서울시민이 생활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요를 누린다 해도 삶의 질이 어디 빵뿐이겠는가. 선진국이란 거창한 구호의 씁쓸한 이면이다. 이제라도 공공의식과 책임감 있는 의식혁명이 요구된다.
그것을 뛰어넘을 수 없다면 우린 영원히 겉만 화려하지 속빈 강정의 모습으로 글로벌시대에 낙오자가 되고 말 것이다.
이강렬 극작가·한국문인협회 상임이사
2007-06-11 오후 6: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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