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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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원 차(寺院 茶)
한대(漢代)의 불교는 황실에서 복(福), 수명(壽命)이나 국가의 안녕을 구하는데 이용됐다. 점차적으로 중국의 전통과 교유하면서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것을 중시하는 불교인 천태ㆍ화엄ㆍ선종 같은 종파가 생겼으며, 선종은 마음이 맑고 고요하면 곧 부처가 된다는 수행방법을 제시했다. 황실에서도 선종을 수용해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번잡한 종교의식을 거행하지 않아 문사들은 자유로운 신도가 되어 불교와 차의 결합을 가능하게 하였다.
불교사원 내부에 전문적으로 차 마시는 곳인 차당(茶堂)을 설치하여 차 마시는 시간과 차 의례(茶儀禮)시간을 따로 두었다. 법당에는 차고(茶鼓)를 설치하여 북을 두드려 스님들이 모여 차를 마시는 등 점진적으로 사찰 내의 차가 제도화되었다.
차당에 모인 선승(禪僧)들은 불교의 교리를 토론하고 신도와 손님을 초대하여 명차를 맛보았다. 사업상으로 만나거나 교분을 쌓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지만 차 의례 절차는 매우 엄격하였다. 당두(堂頭)가 차 의례를 열 때는 당두 책임자들만 참석했지만 수좌(首座)가 의례를 베풀 때는 사원 내의 모든 사람이 참석했다. 사정이 있어 참석을 못 할 경우는 사전에 미리 알렸으며 규칙은 엄격하여 참석자들은 반드시 법도에 어긋나지 않도록 행동하였다.
또한 사원에는 차두(茶頭)가 있어 전문적으로 물을 끓이고 차를 끓여 손님을 대접하기도 했다. 또한 어떤 사원은 문 앞에서 차를 나누어 주는 스님이 따로 있어 여행객들에게 차를 주었다. 선승들은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이를 닦고 차를 마신 후에 예불을 하고 또다시 밥을 먹은 후에 먼저 음차하고 불사를 수행했다. 좌선을 할 때 매번 한 개의 향을 피워 완전히 태우고 난 뒤에 차를 마시며 정신을 맑게 한 뒤 생각을 모았다. 어떤 선승은 하루에 수십 잔의 차를 마시기도 하였다. 이들에게는 차 마시는 것이 일상에 중요한 일이였으며, 차 또한 없어서는 안 되는 물품이 되었다.
이렇게 되자 사원에서는 차 마시기를 더욱 권장하여 승려들이 차를 경작하는 것을 주장했다. 남방의 명산 고찰은 땅이 비옥하고 기후도 온화하여 차나무가 자라기 좋은 곳으로, 사원에 차나무를 심어 직접 차를 따고 만들어 마셨다. 승려들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의 차를 만들었으며, 그 차는 아주 정밀하고 품질이 좋아 경제적 효용이 높았다. 또한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선정(禪定)에도 쓰이므로 승려들은 일과 중에서 차나무를 심고, 만들고 마시는 것이 비중이 컸다.
중국의 명차(名茶)는 명산(名山), 명사(名寺)와 불가분의 관계이며, 승려들은 차를 3등품으로 구분하여 최상급의 차는 부처님께 올렸으며 그 외에도 불교 행사에 차로서 예를 올렸다. 이등품 차는 손님이나 신도들이 방문하면 접대하는 차로 없어서는 안되는 물품이었다. 삼등품은 승려들이 일상에서 마시는 차로 이용됐다.
귀족과 권세가들이 차를 이용하고 좋아하여 사원차는 관심이 높아졌고 보타산의 ‘불차’ 황산의 ‘운무차’ 천태산의 ‘화정차’ 운남 대리 감통사의 ‘감통차’ 항주 법경사의 ‘향림차’ 모두 사원에서 만든 명차로 유명하다. 이러한 것은 특별히 선종의 차에 대한 잠재적인 영향이며, 명 중기에 이르러 사대부(士大夫) 풍의 차가 성행하였으며 친분이 두터운 벗(友)들이 모여 시를 짓고 차를 품평하며 선물로 주곤 했다.
■이창숙(동아시아 차문화연구소 연구원)
2007-06-05 오전 1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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