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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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의 ‘이권’/김주일(취재부 기자)
차라리 조금 배워 도리를 이해할지언정, 많이 배우기만 하고 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열반경>

‘오호 통재라…’.
특정 과목 교사와 단체들이 2009년부터 시행될 새 교육과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개정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정부기관과 국회의원까지 가세해 교육인적자원부에 로비와 압력을 넣고 있다고 한다. 공교육의 기본 틀을 정하는 교육과정이 밥그릇 싸움터가 되고 있다. 오죽했으면 교육부총리가 “교육과정 개정은 각계 이해가 얽힌 권력투쟁”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을까.
교육부는 지난주 공청회에서 고 2·3학년의 필수과목 수를 늘리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거세자 교육부총리가 현행 체제 유지안 발표를 통해 물러섰다. 그럼에도 교사나 교육단체들은 자신들의 담당 과목만큼은 꼭 필요하다며 수업시간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며 교육부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들 과목이 중요하다고 떠들어대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신들의 밥그릇을 견고히 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의도대로 만일 필수과목 수를 늘린다고 생각해보자. 학생의 내신 부담은 커지고, 새 과목의 사교육이 번창할 것은 뻔하다. 이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 텐데도 ‘권력다툼’을 벌이니, 지나친 이기주의라고 비판받아도 마땅하다.
비인기 과목 교사들의 고충은 이해할 수 있으나, 따져보면 세상에 필요치 않은 과목이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우리의 교육목표와 방향이 무엇이냐에 있다. 그 우선순위에 따라 과목이 정해져야 한다. 부처님 말씀처럼 교육의 참뜻과 올바른 도리를 다시금 돼새겨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쳐야 할때다.
2007-01-29 오전 10:5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