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최근 ‘1만 가족 공동체운동’ 전개를 선언했습니다. 동참자들은 이웃을 위해 하루 100원씩 매일 저축해 기금을 적립해 회향하거나, 하루 1분씩 기도해주는 작은 실천을 통해 ‘나눔’을 일상화하게 됩니다. 참여불교재가연대는 2010년까지 1만 가족 동참을 달성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운동은 보살의 실천덕목인 육바라밀 가운데 으뜸인 ‘보시(布施)’ 생활화운동으로 해석돼도 무방할 듯합니다. 보시라 하면 사찰에서 불사할 때 시주하는 것만을 떠올리기 쉬우나,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재물을 베푸는 것(財施) 외에도, 진리의 가르침을 전하고(法施), 두려움을 덜어주는 힘과 지혜를 주는 것(無畏施)도 값진 보시입니다.
보시는 보살이 중생을 제도할 때 취해야 할 네 가지 태도(四攝法) 중의 하나로도 꼽힙니다. 네 가지 태도란 보시, 애어(愛語·중생을 따뜻한 얼굴과 부드러운 말로 대함), 이행(利行·선행으로 이익을 줌), 동사(同事·타인과 일심동체가 돼 협력함)입니다. 이쯤이면 보시는 보살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간과해서 안 될 것은 보시할 때의 마음가짐입니다. <대품반야경>은 “보시할 때 자기를 붙잡지 않고, 받는 이를 붙잡지 않고 베푸는 물건을 잡지 않으며 과보도 바라지 않아야 참된 보시”라고 설하고 있습니다.
정해년 새해에는 이런 청정함으로 100원짜리 동전을 모으고, 타인을 위해 기도해봅시다. 우리 사는 이 땅이 더욱 맑고 향기로워지지 않을까요?
박익순 기자 ufo@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