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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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이것만은…/‘환경실천 111운동’ 전개하자/ 정우식(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
‘우리는 모두 예약자’다. 태어나는 순간 죽음으로 향하는 기차를 탔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쉼 없이 그 기차는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그 기차는 여느 열차와 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 승차 순번은 있지만 도착 순번이 없다는 것이다. 먼저 탔다고 해서 꼭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늦게 탔다고 해서 나중에 도착하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언제 자신이 탄 기차가 죽음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할지 알 수는 없지만, 반드시 종착역에 도착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종착역에 도착하자마자 저승사자에 의해 끌려 내려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아무도 원하지 않았지만 죽음으로 향하는 기차를 탔으며,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지만 예약된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종착역에 도착하여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저승사자에게 붙들려 끌려갈 때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돈도, 재산도, 명예도, 처자식도 아닌 그저 조그만 보따리 하나일 것이다. 자신이 살면서 행한 모든 행위가 담겨 있는 장부책이 들어있는 ‘업 보따리’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일이란 그 업 보따리 속에 있는 ‘장부’에 기록된 내용에 따라, 손익계산서에 따라 값을 치르는 일 밖에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도 스스로 행한 행위에 대한 과보는 부처님 자신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惡因惡果 善因善果’요 ‘自作自受 自業自得’의 이치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철칙인 것이다.
2007년이 밝았다.
불자들도 수많은 자기 계획들을 세우고 그에 따라 정진하고 있겠지만, 새해를 맞아 특별히 한 두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장부’를 자주 들여다보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자기 스스로 기록한 장부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장부에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저 이러저러한 이유를 내세우며 앞만 보고 달려온 때문일 터이다.
올 해는 그저 관성적으로 밟아대던 과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가끔씩 주위도 돌아보면서, 자신의 장부를 들여다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다음으로, ‘환경실천 111운동’을 전개했으면 한다.
우리의 삶의 터전인 환경을 잘 보전하고, 후대에게 청정국토를 물려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불자 1인 1년 1가지 환경실천운동’을 펼쳤으면 좋겠다.
장보러 가기 전에 메모하기, 외식할 때 음식을 먹을 만큼만 적당히 주문하기, 친환경수세미 사용하기, 불전에 친환경 공양미 올리기 등 자신의 조건과 상황에 맞게 한 가지씩 정하고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하면 될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1년 동안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 불자들이 모두 부처님 전에 서원하고, ‘환경실천 111운동’을 펼친다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리라 생각한다.
모든 불자들이 자신의 살림살이 장부를 자주 들여다보는 가운데, ‘환경실천 111운동’을 펼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자신의 살림살이 장부에 2007년은 ‘흑자’라고 자랑스럽게 기록할 수 있기를 발원한다.
2007-01-15 오전 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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