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신문이 계속 발간된다. 운영 주체인 한마음선원이 커다란 용단을 내었다. (주)현대불교신문사는 12월 23일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신문사측의 자구책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주)현대불교신문사 이사회는 경영상의 비효율과 누적되는 부실규모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러 폐간을 결정한 바 있다. 지난 12년간 ‘현대불교’가 포교와 불교문화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었기에 이런 사태를 아쉬워하는 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폐간 유보결정을 들으니 안도의 숨을 쉬게 된다. ‘현대불교’가 원력과 그간 축적한 노하우로 더 좋은 신문으로 불교계에 보답할 것을 다짐하며 새 출발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뼈를 깎는 고통’이라는 말로 자신들의 새 길을 모색하고 있고 한마음선원 역시 12년 전의 창간 정신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마음’을 냈다. 그 결과로 회생하게 된 ‘현대불교’, 정말 뼈를 깎는 아픔을 딛고 새로 탄생해야 한다. 이번 자구책에 합의한 용단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희생을 감내하고 다시 서게 된 오늘의 결단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구책의 내용은 무엇인가. 경영합리화를 위해 무엇보다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함은 물론, 일부 직원이 명예퇴직을 결정했고, 나머지 직원들은 급여를 삭감하고 더욱 고군분투 하여 ‘좋은 신문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 같은 큰 틀 속에서 새 활로를 모색하는데 합의한 이사회 측이나 명퇴자 그리고 남아서 회사를 살려야 하는 이들의 용단이 거룩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의 기회는 맞이하였으나, 마냥 즐거워만 할 처지도 아니다. 3자의 합의, 이 정신은 계속 빛을 내야 한다. 경영 정상화만이 해답이다.
현대불교신문이 어떤 곳인가. 지난 1994년 10월 15일 창간호를 발행한 이래 12년간 불교 언론을 선도했던 신문이다. 불교계의 크고 작은 소식으로부터 교리해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편집 내용은 정말 법음의 요람이었다. ‘현대불교 한 부가 한 사람의 포교사’라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증표다. 가뜩이나 타종교에 비해 전파력이 약세에 몰려 있던 불교계의 처지에서 볼 때, 신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매주 받아보는 여러 종류의 정기 간행물 가운데 현대불교신문을 가장 사랑한다.
이번 ‘현대불교’의 폐간 결정과 향후 운영상황을 통해 폐간 여부를 다시 결정키로 한 어려운 과정은 한 회사의 일로만 치부 될 성질이 아니다. 불교계의 언론 환경을 다시금 돌이켜 보게 하는 좋은 거울이다. 불교계 언론의 첫 번째 사명은 포교다. 급변하는 미디어 시대에 신문과 인터넷을 통한 포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언론 현실은 늘 척박하고 불안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불교계 전반적인 포교 원력이 재무장되어야 한다. 포교 원력이 강화되지 않고는 가장 적절한 포교 수단인 언론에 대한 애정도 상승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마음 선원의 언론 포교에 대한 원력은 남다르다. 지난 12년 간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현대불교’를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것은 누가 봐도 칭송할 일이다. 이제 그 원력이 ‘새로움’으로 중생계를 이끄는 빛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희망을 갖자. ‘현대불교’여, 영원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