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나라, 태국. 최근 남부지역 스님들이 무슬림 분리독립주의자들의 테러 위협 때문에 탁발을 잠정 중지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남방불교권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스님들이 줄을 지어 탁발하는 것이 중요한 일과잖습니까? 대단히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탁발은 발우, 그러니까 스님들이 ‘밥그릇’을 가지고 마을에 가서 음식을 얻는 의식입니다. ‘걸식(乞食)’ ‘두타행(頭陀行)’ 이라고도 합니다. 두타행은 의식주에 대한 집착을 떨쳐버리는 수행으로, 청빈한 생활과 무소유의 생활을 뜻합니다. 걸식을 통해 자신의 아만심을 없애버림과 동시에 보시하는 이의 복덕을 길러주기 위해 탁발을 하는 겁니다.
탁발은 초기 인도불교에서 비롯됩니다. 당시 스님들은 하루 한 끼 오전에만 공양을 했습니다. 그것도 사찰에서 직접 밥을 지어 공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체로 마을로 가서 밥을 얻어 가지고 와서 공양을 했습니다.
그럼, 왜 오전에만 탁발을 했을까요? 인도는 오후가 되면 활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덥습니다. 폭염이 내리쬡니다. 그래서 오전으로 탁발을 한정한 겁니다. 물론 수행은 오후 시간대에 했습니다. 지금도 텔레비전 같은 데에서 보면, 동남아시아 불교권 스님들이 발우를 옆구리에 끼고 하루 한 끼 오전에 걸식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 후, 불교가 중국, 한국 등지로 전파되면서 각 지역의 풍토와 습관에 따라 탁발의 형태가 조금 바뀌게 됩니다. 김철우 기자 in-gan@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