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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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같을 수 없음의 진리/구병진(경영학 박사)
집값 폭등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 와중에도 쾌재를 부르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허탈감을 넘어서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의 지지로 탄생된 정권이 바로 그 대다수 국민들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택한 정권이라는 이유로 참고 참았던 많은 사람들은 마침내 울분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정치적, 정책적 실험을 했다는 고백에는 더 이상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집값이 폭락하거나, 국민소득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하지 않는 한 이제 보통의 한국인이 수도권에서 자기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문제는 이러한 재앙이 자연적인 재앙도 아니고 언론의 악의적 보도 때문도 아니고 명백한 정책적 실패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데 있다.
그리고 이 실패한 정책은 근본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현 정권의 잘못된 시각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밝혀주신 진리는 연기의 진리, 인과의 진리이다. 원인이 없는 결과란 없다.
수많은 세월의 업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선천적 능력, 현생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수많은 중생들과의 그 끝없이 얽힌 인연들, 그리고 본인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우리의 삶의 모습은 천태만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현생에서 비록 똑 같은 노력을 했다고 할지라도 현재의 모습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태어난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현재 모습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야말로 너무나도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도 현 정권은 그 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삼라만상의 모습을 억지로 같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연기의 진리를 깨치고 실행하기는커녕 부정하고 다른 진리가 있다고 믿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혹시 현 정권은 평등이라는 가치를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획일적으로 평등한 경제적 삶의 모습을 만들려고 하는 노력은 과거의 모든 삶의 모습들이 다르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일 수밖에 없다. 연기의 법칙에도 어긋난다. 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경제적 삶을 누리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도 옳지 못하다.
어떤 사람은 부자이고 어떤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연기의 법칙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너무나 당연하고도 명백한 이 ‘같을 수 없음의 진리’를 인정하는 데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나아가서 경제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물론 다 같이 잘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칭송받아야할 마음이다. 그러나 그 말은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인플레이션도 잡으라는 말처럼 공허한 경제정책이 될 수 있음을 20세기의 세계 역사 속에서 우리는 이미 충분히 배웠다.
현 정부가 지키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은 노력한 사람들이 잘 사는 경제 시스템의 구축이지,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도 잘 사는 경제 시스템의 구축은 아닐 것이다.
부처님은 노력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구원의 메시지를 우리 인류에게 전해 주었다. 정부는 자신의 노력으로 미래를 개척하려고 하려고 하는 국민들의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우리 국민을 과소평가하는데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모두는 불성을 가지고 있다.
2006-11-27 오전 10: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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