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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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생선/이은비(취재부 기자)
너는 인간일 때에 아이들이 살생하고 고기 먹는 것을 돕거나 기뻐하였으니, 살생한 까닭에 목숨이 짧고 기뻐한 까닭에 목숨이 괴로우리라. 이제 똑같은 과보를 받아 지옥에 들어가리라. <구문목련경>

어느 날 바다에서 생선이 사라진다면? SF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생태계 파괴와 남획이 지금 수준으로 계속된다면 불과 40년 뒤인 2048년에는 해양 생태계 내 모든 어류가 멸종해 식탁에서 생선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11월 3일 BBC방송과 APㆍ로이터 연합 등의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혹시 이 이야기가 ‘비관론자의 우울한 전망에 불과할 뿐’이라고 웃어넘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는 이미 이 우울한 미래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 국립수산과학원이 11월 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근해의 갈치와 참조기 열 마리 가운데 아홉 마리 이상이 한 번도 알을 낳아보지 못한 미성숙어일만큼 재생산 능력이 고갈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버려둔다면 우리나라는 불과 10년 뒤에 연근해 어획량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어업기반이 상실될 것이다.
이유가 무엇인가. 저인망 어선으로 바다 밑바닥까지 갈퀴로 긁듯이 샅샅이 훑어 치어들을 잡고, 무분별하게 어종을 포획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와 공해 문제가 겹치면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인간의 탐욕과 무분별한 살생이 재앙을 초래한 것이다. 무한한 것은 없다. 부처님 말씀대로, 무한한 것은 인간의 욕심뿐이다. 비구들에게 ‘필요할 때가 아니면 풀이나 나무조차도 잡아 뜯지 말라(잡아함 마니주계경)’고 당부했던 부처님의 말씀을 되새겨야 할 시기다.
2006-11-13 오전 11:5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