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금지됐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수입이 재개된다는 소식이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미국의 소는 광대한 초원에서 방목되지 않고 협소한 사육공간에서 키워진다. 소가 사는 환경과 위생관리 또한 열악하기 짝이 없다. 때문에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미국의 ‘거대한 자본 경제 논리’는 오직 적은 원가로 빨리 어미 소를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소를 빨리 성장시키기 위해서 성장 호르몬제와 항생제를 투여한다. 먹이 또한 동물의 내장 등으로 만든 사료를 먹인다.
광우병은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연의 재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미국의 과학자 가이 듀섹은 죽은 시체의 뇌를 먹는 식인족에서 유사한 병을 발견했다. 운동신경을 관장하는 소뇌가 스펀지처럼 뚫림으로써, 사지를 쓰지 못하다가 죽고마는 무서운 병이다. 유사한 병들이 사람뿐만이 아니고 밍크나 양떼에서도 발견됐는데 유사한 점은 모두 동물 사료를 먹은 동물에게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광우병을 옮기는 물질인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단백질은 인간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물질이다. 우리의 몸을 만드는 일, 호르몬을 분비하는 일, 심지어 외부 병원군에 대응하는 일에 단백질이 관여하고 있다. 어떤 형태의 단백질이 만들어지는가는 세포의 핵안에 있는 DNA가 결정한다. 음식으로부터 단백질을 섭취하면 소화기관이 아미노산이라는 작은 분자로 분해한다. 우리 몸의 세포는 이 아미노산을 다시 합성해서 단백질을 만든다. 단백질의 모습이 몸의 세포 안에 있는 DNA에 적혀있는 정보에 의해서 결정되고 또 생활 습관에 의해서도 바뀐다는 것을 과학자들은 밝혀내고 있다.
광우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프리온이 몸으로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 단백질을 분해하지도, 병원균으로 인식해서 공격하지도 못한다. 음식에 풍부히 포함된 다른 단백질과는 다르게 스스로 이상한 단백질로 변이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몸속에 들어온 프리온은 척추, 뇌 등의 신경조직에 싸이면서 뇌세포의 이상 변이에 관여해서 광우병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바이러스나 다른 병원균과는 다르게 스스로 복제해서 번식하는 기능이 없는 단백질일 따름이어서 더욱 발견과 퇴치를 어렵게 만든다. 웬만한 열이나 소화기관에서 분해되지 않음은 물론 현재까지 발견된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도 통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이상 단백질의 출현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라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 과학자는 인간의 현재의 모습을 ‘하이테크 식인주의’라고 까지 비판한다. 값싸게 만들어진 고기를 먹고 비만을 걱정하고, 차를 타고 헬스장에 가서 땀을 흘리는 모습 등이 그것이다. 혹자는 이러한 시스템을 다시 돌려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고기를 먹지 않음으로써 자비심을 배우라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고기를 먹지 않는 불교의 계율로부터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오직 한줄기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