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한국불교 최대 최고의 종교수행단체이다. 가장 청정해야 할 수행교단이 각종 선거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종교와 사회적 지도자인 스님들의 이러한 참상을 보는 종도와 국민들은 정신적 의지처를 잃어가는 것 같아 대단히 안타깝다. 조계종에 과연 선거관리법이 있으며 법에 의해 제대로 공명정대한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에서 선관위의 허점과 질책이 난무하더니 이번 14대 중앙종회의원 선거에도 역시 심각한 관리부재의 양상을 드러냈다.
가장 청정하고 투명해야 할 승가의 선거가 수행과 포교를 바탕으로 한 종단발전 계획과 비전 제시는 고사하고 금권, 문중, 계파간의 싸움으로 혼탁한 양상을 보여주는데도 어떠한 제재가 없었다니 종단의 미래가 참담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특히 수행하는 스님들의 선거판에 금전이 거래되고 향응이 제공된다는 여론은 너무나 부끄럽다. 선관위에서 못하면 호법부에서라도 철저히 조사해 승가의 치부를 도려내고 청정한 승가상을 보호하도록 하는 종단 책임자의 결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거기에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직능직 종회의원 선출에 대한 비판 여론이다. 직능직 20명 의원은 전문성을 살리고 전문직 종사자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함에도 원칙을 무시한 배정으로 집단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어떠한 사안이 터질 때마다 제도와 법적인 미비점을 거론하고 있지만 일단 지나고 나면 그 뿐이고 부조리는 다시 거듭되고 있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계율을 준수하고 선정과 지혜를 닦으며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스님들의 수행정신이다.
계율에 의해서 스님이 되어 수행하며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승단마저 이렇게 추한 꼴을 보이며 제도나 법 타령만 한다면 조계종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차제에 종단운영의 일선에 있는 스님들께서는 자각각타하려는 출가정신을 되살려 다시는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청정승가 본연의 기본 정신으로 종단을 이끌어 종도와 국민이 신뢰하며 의지할 수 있는 불교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을 간절히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