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천심이다. 국민들을 위해 보시·애어·이행·동사의 사섭법으로 은혜를 베풀면 국가가 편안하고 흥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민심은 언제든지 등을 돌릴 것이다.” <방등경>
열린우리당은 10·25 재보선에서 0 대 9로 전패(全敗)했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민심의 분노를 새삼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4월 총선은 노 대통령을 국회 탄핵의 폭풍 속에서 구해냈지만 이후 실시된 4차례의 재보선에선 모두 졌다.
이번 재보선의 9개 선거구는 중부권과 영·호남에 골고루 걸쳐 있어 전국적으로 실시된 민심 표본조사로서의 실질적 의미를 지닌다. 지금 민심은 노 정권에 대해 무어라고 말하고 싶은, 또 무슨 의사표시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임을 넉넉히 짚어볼 수 있다.
북핵 위기가 말해주는 안보 실정과 갈수록 일자리를 줄어들게 한 경제 실정에 대한 엄중한 심판임을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거듭나야 한다. “선거에 한두번 지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식의 엇박자로 역주행해선 안된다.
선거는 분명 민심의 외형적인 발로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다시 분노한 민심을 확인한 만큼 노 정권은 이제 겸허한 자세로 자성의 시간을 갖고 재 분발 해야 할 것이다.
민심은 한번 돌아서면 다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심을 얻지 못하면 국가 경제와 정치가 발전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보시·애어·이행·동사 등 사섭법의 진리를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사는 세계와 선재가 사는 세계는 너무 다르니 사섭법이 이루어질 리가 없다. 그러나 그 세계가 아무리 다르더라도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등돌린 민심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사섭법을 실천하려는 마음자리부터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