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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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지는 가출 연령/김형중(동대부고 교법사·문학박사)
사람들은 누구나 가끔 정해진 자신의 울타리나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일탈(逸脫)을 꿈꾼다. 특히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새로운 창조를 생명으로 삼는 예술가의 파격(破格)에서도 일탈행위를 발견할 수 있다. 청소년의 가출도 일종의 일탈행위라고 볼 수 있다.
서울 YMCA가 지난 10월 서울시내 중·고교생 2천3백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이 바라보는 가출에 대한 인식 조사’에 의하면 ‘가출 충동’을 느낀 학생이 76.4%로 나타났다.
또한 남학생(73%)보다 여학생(79%)이 가출에 대한 충동을 더 느끼며, 가출 경험이 있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울수록 가출하고 싶은 횟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문제가 심각한 것은 청소년의 첫 가출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국가청소년위원회(지난 8월 가출 실태조사)의 조사 보고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첫 가출 시기는 13세 이하(50.3%)가 가장 많고, 이어 14~16세(39%), 17~19(9.9%)로 나타났다.
첫 가출 때 청소년의 평균 나이는 남자가 12.8세, 여자는 13.4세로 조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아무런 분별의식이 없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이 나이에 해당된다.
가출 청소년은 술과 담배 그리고 마약 등의 약물 남용에 무방비 상태에 있으며, 가출 청소년의 성병 발생률이 일반보다 8배까지 높아 이들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나체 사진을 수록한 성매매 유해광고 전단지가 가정집까지 배포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 전단지 안에는 숙식 제공,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까지 수록되어 철없는 청소년들의 가출과 원조교재를 부추기고 있다. 참으로 사바세계는 요지경이고 오탁악세이다.
막노동꾼 출신으로 서울대학교에 수석 합격한 장승수의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에 보면 그의 청소년기의 방황과 가출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다.
“어차피 공부에는 흥미가 없었으니 좀더 화끈하게 놀아보고 싶었다. 술 담배는 기본이고, 여자애들과 어울려 술집과 나이트클럽을 돌아다니거나, 기분 내키면 집이든 학교든 상관않고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전형적인 구제불능 문제의 청소년상 그대로이다. 불교 용어로 말하면 영원히 성불하지 못할 일천제(一闡提)이다. 그러나 성불하지 못할 중생이 없듯이 장승수는 개과천선하고 용맹정진하여 뜻을 성취하였다.
청소년 가출은 우리의 전생 모습이다. 불교의 이상은 출리(出離)이다.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고, 집착으로부터의 방하(放下)이다.
그러나 청소년 가출은 목적이 없고, 지혜가 없는 도피행이다. 물을 피하려고 뛰어든 것이 불을 만난 꼴이 바로 가출이다.
청소년은 나라의 희망이요,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다. 그래서 그 나라 미래의 모습을 보려거든 청소년의 모습을 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불교의 미래 또한 청소년 포교에 달려있다는 것은 더말할 필요 없이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청소년 포교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기독교가 이 땅에서 오늘과 같이 교세가 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수많은 악조건과 음지에서 고통받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애정을 가지고 전도했기 때문이다. 비행·사회부적응·가출 청소년을 우리 불교 교단이 보호하고 교화하는데 앞장서는 것이 중생을 구제하는 불법의 본분사(本分事)일 뿐만 아니라 전법포교의 길이다. 어린시기에 철이 없어 한 생각의 실수로 가출해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잃어버린 부모를 대신해 부처님의 자비로운 품처럼 힘껏 안아주자. 그러면 중생이 한 생각 바꿔서 전미개오(轉迷開悟)하여 부처가 되듯이 이들 또한 여래의 후예가 되어 참다운 불자로 새로이 태어날 것이다.
2006-10-28 오전 10: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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