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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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추’
우리 일상에 녹아든 용어 중에는 불교를 비하하는 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어느 소장 불교학자는 그 원인을 놓고 “조선시대 500년 억불 정책이 낳은 시대적 업보”라고 쓴 소리를 하더군요. 일리가 있는 분석입니다.
하나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가 흔히 스님같지 않은 사람을 빗대 ‘땡추’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주색잡기나 하면서 사기나 치는 나쁜 스님이란 뜻입니다. 심지어 스님네들 사이에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 말을 자주 쓰고 합니다.
어떻게 하다가 땡추라는 말이 생겨났을까요? 원래 땡추는 ‘당취(黨聚)’라는 점잖은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글자 그대로 ‘무리 당(黨)’, ‘모일 취(聚)’이니, 스님들의 비밀결사를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사회적 약자였던 스님들이 스스로의 자구책으로 만들었던 공동체였습니다.
이들 스님들은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목소리도 냈습니다. 조선후기 사회가 혼란해짐에 따라 민중반란에 개입하기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억불정책을 유지하던 조선시대에서 볼 때, 당취에 모인 스님들은 당연히 역적이 됐겠지요. 그뿐이었겠습니까? 천민 신분이던 스님들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어리석은 비난도 제법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당취란 의미는 타락과 속화(俗化)되어 버렸던 것입니다. 본래의 뜻과 멀어진 안타까운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감입니다.
말은 그 시대를 거울 같이 반영합니다. 당시의 곡해된 말로 오늘날을 말하면 안 됩니다. 비하된 불교용어를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김철우 기자 in-gan@buddhapia.com
2006-10-23 오전 10: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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