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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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부는 불교 바람/자유기고가
흔히 이스라엘이라고 하면 ‘유대교’ 신자들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유대인들은 거의 모두가 유일신교인 유대교 신자이고, 이스라엘에서는 전반적으로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보복’으로 상징되는 이스라엘의 대 아랍·팔레스타인 정책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이스라엘에도 자비의 가르침이 점차로 퍼져나가고 있다. 법정 스님도 인도 기행중 ‘송광사 여름 수련회에 참가했던 이스라엘 사람을 만나서 반가웠다’고 <인도기행>에서 말한 적이 있고, 외국의 조용한 사찰을 찾아 참선 수행을 하며 자기 연마를 하는 이스라엘인들이 의외로 많다는 소식도 자주 듣는다.
10월 11일 이스라엘의 <에루살렘 포스트(Jerusalem Post)>지 리안 나델(Ryan Nadel)기자는 최초의 서양 출신 비구니 텐진 팔모(Tenzin Palmo) 스님의 활동을 소개하였다.
이 기사에 따르면, 불교 수행을 하고 있는 개인들의 모임인 ‘이스라엘 법우회(The Dharma Friends of Israel)’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법사를 초빙해서 법문을 듣고 참선·명상 지도를 받아왔는데, 지난 9월 텐진 팔모 스님을 초청해 3주일 동안 이스라엘 전역에서 불교 강의를 듣고 참선 지도를 받았다.
팔모 스님은 “저는 런던의 유대인 거주 지역에서 성장했습니다”며 수강자들과의 가까운 인연을 강조하며 편안한 어조로 강의를 시작하였다. “어린 시절, 저는 제가 점점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 <성경>과 이슬람의 <코란>을 읽어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제가 유일신에 경도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출가에 이르기까지의 체험과 출가 이후의 수행 과정을 소개한 스님은 ‘근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하였다.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고, 신(神)이 자신들 편에 있다고 믿고 있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모든 사람들이 실상은 똑같은 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교육 기회는 예전 어느 시기에 비해 넓어졌지만, 우리들은 지극히 원시적인 신앙 행태로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스님은 이어서 ‘윤회에 대한 믿음’과 불교의 ‘외부에 열린 성격’이 근본주의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스님은 또한 수강자들의 유대교 신앙과 스님의 가르침 사이의 충돌 가능성을 일축하였다. “완벽한 유대인이면서 동시에 참선 수행을 해서 마음을 고요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방문 동안 이루어진 텐진 팔모 스님의 법문은 주로 참선 명상의 위력과 중요성에 집중되었다. 스님은 이것을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우리들은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흔들리며 헤매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참선 명상은 2단계 수행과정입니다. 첫 번째 단계는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것이고 그 다음에는 마음 그 자체의 본성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오랜 역사 동안 선민주의(選民主義)적 종교인 유대교의 가르침에 길들여진 유대인들이 수천 년 이상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도 민족 정체성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종교의 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독선적·배타적 종교가 아집이 되어 주변 국가·민족과 평화롭게 살아가는 길을 막고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그 아집의 주인공과 희생자에 머물러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이스라엘에 불교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조직되고, 스님들을 초청해 정기적으로 설법을 듣고 참선 지도를 받는다는 이 사실이 한 가닥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2006-10-23 오전 10: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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