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국제협력단체들의 활동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지구촌공생회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NGO로 등록하면서 한국불교계의 국제협력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현재 KOICA에 등록된 국제협력단체는 68곳. 이 가운데 불교단체는 앞의 두 단체를 포함, 한국JTS와 진각복지재단, 이웃을돕는사람들 등 모두 5곳이다. 이밖에 실천불교전국승가회가 운영하는 사단법인 실천불교가 원활한 국제 교류활동을 위해 ‘Lotus World’로 이름을 변경했다.
타종교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불교계가 국제협력활동에 적극 나섰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동안 불교계에서는 각 사찰에서 벌이고 있는 ‘불사(佛事)’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사찰의 창건이나 개·증축 등 외형 위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교계가 지구촌 공동의 평화와 행복을 도모하는 것은 새로운 영역의 불사를 개척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예불 때마다 사물(四物)을 울리며 하늘과 땅과 물속의 모든 중생에게 보내던 자비심을 지구촌 전역에 본격적으로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다.
불교계의 해외협력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기금 조성을 위한 후원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협력활동에 대해 불자들의 관심을 높여야 한다. 미꾸라지나 자라를 놓아주는 것보다 더 의미 깊은 방생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둘째로는 현지 지원 활동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봉사 영역의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양성하는 것은 물론, 대상 국가의 언어와 사회, 문화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 셋째로는 이 모든 활동과 더불어 수승한 부처님 법을 함께 전한다는 의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전법은 ‘모델링’이다.
현지인에게 불자로서 여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저절로 교화활동이 될 것이다. 혹여 도움을 베푸는 입장이라고 하여 우월감을 표시하거나 심지어 현지인을 무시한다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신행(信行)’을 겸비한 불자상이 바로 여기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