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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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려면/원순 스님(송광사 인월암)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계율 존중하기를 부처님 모시듯이 해야 한다. 계율을 잘 지켜 부처님 삶에 들어가는 첫걸음은 먼저 탐욕스러운 마음을 버리는 것이다. 탐욕스런 마음이 없어져야 애욕의 불꽃이 꺼지고, 애욕의 불꽃이 꺼져야 모든 번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모든 번뇌가 사라지면 시비와 분별로 이루어진 삶과 죽음의 문제도 해결되어 육도윤회에서 벗어난다. 부처님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선가귀감> 41장에서는 이 내용을 말한다.
欲脫生死 先斷貪欲 及除愛渴
시비와 분별로 이루어진 삶과 죽음의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탐욕을 끊어 애욕의 불꽃을 꺼버려야 한다.

생사(生死)는 삶과 죽음의 문제이고, 중생의 삶과 죽음은 시비와 분별로써 이루어져 있다. 시비와 분별은 ‘나’를 내세우는 탐욕스런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요, 이것이 지나쳐 애욕으로 발전하면 지옥이나 아귀 또는 짐승의 세상에서 윤회하게 된다. 이런 뜻을 설명하는 이 단락은 <원각경> 미륵보살장에서 따온 것인데, 그 앞부분을 함께 살펴보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소개하여 본다.
“중생들은 탐욕의 경계로 말미암아 수순하고 거역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보통 사람들은 그 경계가 좋아하는 마음을 등지면 증오와 질투가 생겨나 여러 가지 잘못된 업을 짓게 되고, 이 때문에 지옥이나 아귀의 세상에 태어난다. 착한 사람들이 탐욕을 싫어해야 할 것으로 알고 업(業)에서 벗어나는 도(道)를 좋아하여 나쁜 일을 버리고 좋은 일을 즐긴다면, 하늘이나 복된 인간의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또 정신적 영역이 한 단계 더 오른 사람들은 싫어하고 미워해야 할 애욕을 속속들이 알기에 애욕을 버리고 평등한 마음을 즐거워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도리어 애(愛)의 근본을 자라게 한다. 이 자리에서 아주 좋은 경계가 나타나더라도 그 경계를 즐겨 집착하면 윤회하는 애욕의 뿌리가 남아 있는 것이기에 부처님의 거룩한 도를 이루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중생이 시비와 분별로 이루어진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여 육도윤회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탐욕을 끊어 애욕의 불꽃을 꺼버려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 마음에 수순하거나 거슬리는 경계에 따라 사랑하는 마음과 증오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잘못된 업을 짓게 된다. 지은 업들이 하나같이 나쁜 쪽으로 치우치면 세 갈래 나쁜 길인 삼악도(三惡途)의 지옥이나 아귀 축생의 세상에 태어나게 되고, 악을 버리고 선을 좇게 되면 천상이나 복된 인간의 세상에 태어나며, 사랑하는 마음조차 버리고 평등한 경계를 즐긴다면 성인이나 보살의 경계에 살게 된다. 이렇게 중생들이 짓는 업에도 선과 악이 있고, 애(愛)에도 맑고 탁한 것이 있다.
중생들이 짓는 업이 선이나 악, 청(淸)과 탁(濁)의 경계가 다르더라도 다 중생의 알음알이를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모두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 육도윤회도 벗어나지 못하는데 어떻게 부처님의 거룩한 도를 증득할 수 있겠는가? 성스런 도를 성취하려면 윤회를 벗어나야 하고, 윤회를 벗어나려면 먼저 탐욕과 애욕을 끊어야 한다. 그러므로 “중생이 시비와 분별로 이루어진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여 육도윤회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탐욕을 끊어 애욕의 불꽃을 꺼버려야 하네”라고 말한다. 서산 스님은 말한다.
愛爲輪廻之本 欲爲受生之緣 佛云 淫心不除 塵不可出 又云 恩愛一縛着 牽人入罪門. 渴者 情愛之至切也.
애정(愛情)은 윤회의 근본이요 정욕(情欲)은 몸을 받게 되는 인연이다. 부처님께서는 “음란한 마음을 없애지 못하면 번뇌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라고 하셨고, 또 “은혜로 애정이 한번 얽히면 이것이 사람을 죄악의 문에 쳐 넣는다”라고 하셨다. ‘애욕의 불꽃’이란 표현은 애정이 너무 간절하여 불붙듯 치열함을 비유하여 말한 것이다.

몸을 받게 되는 인연은 정욕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이 죽고 난 뒤 남게 되는 심식(心識)이 윤회할 때, 자신의 업대로 가야할 천상이나 귀신 지옥같은 곳은 그대로 가서 살게된다. 하지만 인간이나 동물의 몸을 받아 태어나게 될 때에는, 그 심식이 업력으로 정욕이 불붙듯 하여 음심으로 부모가 될 상대 가까이에서 맴돌다가 여자의 몸은 아버지를 남자로 보고, 남자의 몸은 어머니를 여자로 보고 탯속으로 달려든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이 세상에서 몸을 받게 되는 직접 동기는 음욕에서 비롯된다. 물론 성인이나 보살이 중생구제를 위해 원력의 힘으로 이 세상에 나는 것은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음심(淫心)’에서 ‘음(淫)’은 깨끗하지 못한 것이니, ‘음심’은 사람의 관계를 혼탁하게 만드는 깨끗하지 못한 마음으로서 애욕에 오염된 마음이다.
또 음란한 관계를 맺고 살았던 사람들은 죽어서 그 과보로 지옥이나 아귀 축생과 같은 나쁜 세상에 떨어졌다가,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나더라도 두 가지 나쁜 과보를 받는다고 한다. 하나는 처나 남편이 곧고 어질지 못할 것이요, 또 하나는 뜻대로 아들이나 딸을 얻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화엄경>에서 게송으로 말한다.
邪 斷汝淸淨種 汚穢本來眞法身 但看 湯爐炭畔 盡是當年破戒人
삿된 음행 부처 씨앗 끊어버리고
본디 참된 법신불을 오염 시키네
지옥 형벌 받는 사람 알고 보니까
지은 죄가 하나같이 파계로구나.

<범망경>에서는 “차라리 이 몸을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불길과 깊숙하게 패인 골짜기 칼산에 던질지언정, 부처님께서 주신 계율을 끝까지 훼손하지 않을지니 어떤 여인이라도 함께 어울려 깨끗하지 못한 행을 만들어내지 않으리라”고 말하였다.
탐심과 애욕을 끊고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깊은 진리에 통달하고 무위법을 깨달아야 부처님의 제자라고 한다. 애욕의 불꽃을 끄고 모든 번뇌를 여의어 부처님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2006-10-09 오전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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