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왕(滿足王)은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의 궁궐에서는 정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며 이로써 받아들인다. 기강과 규율로 국가를 바로 세우고, 벌할 것은 벌하고, 마음의 이기심과 더러움을 없애고 항상 선정을 닦아 정법을 즐거워하노라.” <화엄경>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금융공기업 감사 결과’는 충격 그 자체다. ‘방만 경영’과 주인 없는 조직의 ‘도덕적 해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임직원 급여에서부터 복지후생, 용역계약 등에 이르기까지 민간 기업에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혜택과 특권’을 누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평균 연봉은 8천2백만원, 산업·중소기업·수출입 등 3개 국책은행은 7천7백만원으로 3대 시중은행보다 각각 10~20%씩 많았다. 3개 국책은행장의 연봉 역시 평균 6억원이 넘었다. 일부 국책은행의 청원경찰과 운전기사의 평균 임금은 6천만원에서 많게는 최고 9천만원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국책은행들은 비용 절감이나 생산성 향상으로 경영실적이 호전된 것이 아닌데도 과도한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 복지후생 운용 등이 그야말로 물 쓰듯 이루어지고 있는 실태는 납득하기 힘들다. 국책은행 등 금융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실태는 그동안 국정감사에서 많은 지적을 받아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영진이나 직원들이 이해를 같이하면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경영행태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한 기관’임을 스스로 포기하고 ‘임·직원을 위한 기관’임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정부와 국책은행들은 올곧은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 은행의 은행과 국민을 위한 은행으로 개혁을 해야 할 때다. 국책은행의 임·직원들은 지금 자신들이 받는 임금이 누구로부터 왔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