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갓바위’가 9월 25일 그 베일을 벗었다. 어머니를 지극정성 봉양하던 형구(의현 스님)가 어머니의 죽음으로 10여 년 간 폐인처럼 산 이야기를 구구절절하게 엮은 전반부는 효 사상을 강조한다. 감동을 장담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한 관객의 “재미가 없으면 감동이라도 줘야지!” 라는 질책의 말은 관객의 공감을 얻지 못한 전반부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뮤지컬의 특성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음악에 묻혀 노래 가사가 거의 들리지 않은 것. 무대 장치는 좋았지만 배우들의 노래연기와 지루한 극 구성에도 냉정한 비판이 쏟아졌다. 불교뮤지컬의 한계라는 질책도 나왔다.
그러나 후반부는 달랐다. 시작부터 법고가 현란한 두드림의 쾌감을 선사했다. 불전사물을 연주하는 4인의 스님에게 관객들이 몰두하며 호응하기 시작했다.
후반부의 하이라이트는 원광법사의 입적과 다비식. 그나마 강태기, 박웅 등의 베테랑 연기자들의 연기가 극 전체를 빛내는데 힘을 발휘했다.
뮤지컬 ‘갓바위’가 첫 공연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수많은 공연을 통해 벼려진다면 해외무대 진출도 멀지않은 미래에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