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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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입’과 종교간 대화/최종석(금강대 불교복지학부 교수)
독일 출신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레겐스부르크 대학에서 집전한 미사 강론에서 이슬람과 이슬람 창시자인 모하메드를 비판한 14세기 비잔틴 황제 마누엘 팔레올로고스의 말을 인용했다고 한다. “폭력은 신과 인간영혼의 속성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교황의 발언은 종교적 목적으로 폭력을 쓰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슬람권에서는 교황의 발언을 이슬람을 지키고 전파하기 위해 무슬림에게 부여된 의무인 지하드(성전)의 폭력성을 비판하였고 또한 마호메트를 함께 헐뜯은 것으로 해석했다. 교황의 발언에 대해 이슬람권은 매우 격앙되어 있다.
이슬람교가 창시되기 전의 아랍인은 목축 민족이었다. 그들은 유대 민족과 같은 뿌리이다. 이슬람의 최고신인 ‘알라(Allah)’는 ‘al’이라는 관사와 ‘Illah’라는 신(神)의 합성어이다. 즉 유일신을 의미한다. 알라는 유대교나 그리스도교의 유일신과 같은 신이다. 알라는 네 번의 계시를 했다고 한다. 아브라함을 통해서 유일신임을 계시했고, 모세를 통해서 십계명을 주었으며, 예수를 통해서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사랑의 계시를 하였고, 마지막으로 마호메트를 통해서 이웃사랑을 어떻게 사랑하며, 이웃사랑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구체적인 방법을 계시했다고 본다. 따라서 이슬람에서는 그리스도교를 완성되지 않은 종교로 본다.
그리스도교를 기반으로 하는 서방세계와 이슬람문화권의 반목은 십자군 전쟁을 들지 않아도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적 진리에 대한 태도로서 배타주의(exclusivism)는 오직 한 종교만이 절대적 진리를 가르치고 그 종교만이 구원에 이르게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배타주의는 ‘절대진리’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자기 종교의 절대성과 최고성을 주장하기 때문에 비타협적이고 다른 신앙을 무시하거나 이단시하는 위험이 있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은 전통적으로 이 입장을 오랫동안 지키고 있다. 이러한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절대성 주장’은 타종교에 대한 우월감을 나타내는 것이며 또한 타종교와의 대화의 단절을 가져오게 하였다.
오늘날 인류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어느 한 종교만이 감당하여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여러 종교들은 독선과 편견으로부터 벗어나 관용적 태도로 서로 대화해야 할 필요성이 요청된다.
그러나 아직도 서구의 종교들은 자신의 종교만이 최고의 진리를 갖고 있다는 태도를 지니고 있다.
어느 종교가 다른 종교와 진지한 대화를 원한다면 자기중심적인 종교관에서 벗어나 코페르니쿠스적인 혁명이 요구된다. 즉 과거의 종교관은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돌고 있다고 믿었던 천동설(ptolemaic system)에 입각한 세계관에 비유할 수 있다면, 새롭게 요청되는 범인류적 종교관이란 그와는 반대로 태양을 중심으로 모든 혹성들이 함께 돌고 있다는 지동설적 세계관에로의 전회를 해야 할 것이다.
다른 종교에 대한 올바른 입장은 모든 종교는 서로에게 동반자이지 결코 경쟁자이거나 적이 아니므로 서로 배워서 이해하자는 태도를 지녀야한다.
불교는 새로운 문화와 만나면 그 근본 가르침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전통과 문화와 융화하여왔다. 갈등과 반목이 아니라 친화와 조화를 이루었다. 이 시대의 종교인들이 배워야할 종교적 관용과 조화를 불교에서 찾을 수 있다.
종교 간의 갈등으로부터 평화를 지향하는, 종교 상호간의 이해와 협력이 요구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2006-09-23 오전 10: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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