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빛의 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간은 20세기, 100년 동안 수많은 이노베이션으로 우리의 생활 방식과 사고를 바꾸어 놓았다.
다시 말해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상거래 교육 의학 금융 통신 산업 등 우리 사회 전반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20세기 들어서 시작한 이노베이션 중에 동양에서 시작한 것이 얼마나 있을까. 자동차 비행기 TV 로켓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 인터넷 디지털카메라 등 수 많은 발명품 중에 동양에서 발명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동양이 이노베이션을 주도할 수 없었던 이유를 혹자는 유전적인데서 찾기도 하고 유교의 봉건주의 사고에서 찾기도 한다. 이들은 또 서양이 이노베이션을 주도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다 민족간의 전쟁을 통한 문명의 흡수통합에서 그것을 설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노베이션은 앞으로 더욱더 인간을 변화시킬 것이다. 통신기술에 의해서 야기되는 전 세계적인 단일화는 무역뿐만 아니라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과 살아가는 영역, 언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과거에는 전화로 호텔 숙박, 열차표 등을 예약했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지구촌 어디에서나 어느 호텔이든 예약할 수 있다. 또한 생명현상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하고 이를 조작하면서부터,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변화를 강요할 것이다.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하던 컴퓨터 조립을 최근에는 초등학생들도 할 수 있듯이 미래에는 어린아이들도 DNA조작을 쉽게 할 수 있을지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이 돌아올 수 없듯이 변화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듯이 보인다. 인간은 앞으로 더 많은 에너지 자원을 사용할 것이고 DNA 조작에 의한 생명조작도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전 세계는 이노베이션을 향해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눈부실 정도로 발달한 핵과 컴퓨터공학기술을 가진 중국과 인도의 이노베이션은 더욱 더 그렇다. 교육 또한 이노베이션에 적합한 인재를 기르도록, 창조적인 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양은 오랜 동안 정신세계에서 이노베이션을 계속해 왔다. 서양이 인간 밖에서 이노베이션을 지속하는 동안 고집스럽게도 내면의 세계를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 달마대사가 동양에 선사상을 전해준 이후, 500년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선사상의 발전은 참으로 눈부시다. 육조대사에서부터 조주, 마조로 이어지는 정신적인 이노베이션은 우리에게 등불이 되어 마음을 밝혀준다.
또한 조선시대의 극한적인 핍박에서도 한국은 경허선사와 같은 꽃을 피웠다. 제국주의 식민지 시대에도 만공, 효봉 선사에 의해서 선이 이어져 왔다.
끝없는 과학기술에 의해서 인간의 참모습마저 변화하는 이때, 한국불교의 정신적인 전통이 어떻게 과학기술의 이노베이션을 이끌지, 어떻게 인간의 행복에 기여할지 고민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불자들의 사명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