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기업이라는 존재를 용인하는 것은 기업 활동이 인간과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근저에는 우리 인간의 행복이 경제적인 조건에 의해 결정되며, 기업의 활동은 우리의 경제적 조건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현대의 기업 활동은 우리의 경제적 상황을 개선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과연 기업이라는 존재가 우리의 삶에 도움만을 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마냥 찬양만 하고 있는 기업 활동을 불교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존재하며, 그 문제점은 기본적으로 현대 경영사상에서 비롯된다.
현대 경영사상은 이익극대화, 경쟁, 고객만족경영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업경영의 궁극적 목표는 경제적인 이익의 극대화이며,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해야 하고, 고객이 필요로 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정신이 현대의 경영사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 경영사상은 불교의 정신으로 볼 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주주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전체 사회 구성원의 행복을 고려치 않으며,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인 타락을 초래하는 활동마저 아무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아무 대책 없이 맡길 수는 없다. 불교정신에 입각한 윤리적 경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현대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은 심각한 위기 국면에 봉착할 수 있다.
불교경영과 불교경영학이라는 용어는 아직 불교계에 매우 생소한 말이다. 물론 경영학계에서조차 매우 낯선 개념들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서양의 학자들이 이 분야에서 내놓은 연구 성과도 아직은 매우 미미하다. 학문으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지구촌이 안고 있는 수많은 난제들은 불교경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기업경영에 의해서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는 데는 많은 선구적 학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영에 유독 ‘불교’를 붙여 불교경영이라 이름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불교경영이 일반적인 경영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불교경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행복의 극대화가 경영의 목표이며, 그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경영의 과정이 윤리적일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주를 포함한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경제적으로 풍요해지는 것이 곧 행복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많은 행복이 존재하며 돈을 벌기 위한 과정에서 많은 행복들이 희생될 수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고 있는 현대의 경영사상이 이익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반면 불교경영은 행복의 극대화를 지향한다.
행복 추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경제적 활동을 한다. 아무리 경제적 이익을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행복을 가져올 수 없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다.
또한 불교경영은 이러한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이 철저하게 윤리적일 것을 요구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윤리적이지 않은 일이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온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바다 이야기’도 경영자들, 관료들, 그리고 정치가들이 불교경영사상에 조금이라도 공감하는 바가 있었다면 절대로 바다 밖으로 나올 일이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