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조금 밑지더라도 둘로 보지 말고 행해야

지난번에도 울산 여러분과 같이 한자리를 한 바가 있었는데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여러분의 신심이 돈독해서 여기에 지원이 마련됐습니다. 내 집도 아니고 여러분과 똑같은 한마음 여래의 집입니다. 여러분이 공부하는 장소죠.
부처님을 한 분만 모셔 놓은 것은 그 부처님이 여러분과 몸이 둘이 아닌 것이요, 여러분과 마음이 둘이 아닌 것이요, 여러분과 생명이 둘이 아닌 것을 여러분이 꼭 아셔야 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옛날부터 “내 고깃덩어리를 보지 말라. 내 골수를 알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뿐만 아니라 모두가, 미래의 정신계가 지금 물질계의 참나와 더불어 같이 돌아가는 줄 모르고 항상 기복으로 허덕이고 있습니다. 내가 ‘기복으로 해라, 말아라’ 할 권리는 없습니다만 앞으로는 점점 미래의 정신세계와 더불어 같이 내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살기가 힘들어진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우리가 스님이든 아니든, 다른 종교인이라 할지라도 불교 아닌 바가 없으니 이 공부를 꼭 해야만 합니다. 불(佛)은 영원한 근본 즉 생명, 움죽거리지 않는 근본이며 우리가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은 교(敎)이기 때문에 불교라고 한 것입니다. 단어 그대로 불교라는 것은 영원한, 즉 말하자면 끝간 데 없는 진리를 말한 것입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물 불 바람 흙, 이런 것도 불교 아닌 게 없습니다.
우리는 지수화풍으로 뭉쳐졌습니다. 지수화풍이 한데 합쳐졌기 때문에 생명이 생겨났고 생명이 생겨났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수억겁을 거쳐서 진화돼서 인간까지 올라왔다고 봅니다. 이 말을 하려면 말도 길고 그렇지만 말한 사이가 없는 거죠. 왜냐하면 말 한마디 하면 그냥 과거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지금도 돌아가고 있고, 어디가 머리고 어디가 발인지도 모르게끔 돌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것을 납득 못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말입니다. 불교는 그렇게 끝간 데 없이, 지금 프로펠러가 돌아가듯 돌아가는데 부처님께서는 ‘불바퀴가 돌아간다’고 하셨고 ‘우주 전체의 불바퀴’라고 하셨고 ‘우리 불성을 먼저 알라’고 하셨습니다. 외국에서는 블랙홀이라고 그렇게 말합니다만 블랙홀이라는 그 생산처는 바로 내 가슴에 직결돼 있다는 말을 하고 싶군요.
여러분이 지금 여기 울산 지역에 살면서 담을 뚱그렇게 쳐 놓고 담 바깥에서는 천야만야한 데로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그 안에서만 아주 안이하게 살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 마시고, 될 수 있으면 한번 바깥도 내다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바로 땅속이나 물속이나 저 허공이나 다른 혹성이나 별성이나 어디고 아니 다니는 데 없이 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수화풍이 존재하는 한 여러분은 그게 바탕이 돼서 오신통이라는 문제도 굴릴 수 있는 겁니다. 바로 법바퀴를 말입니다.
그 법바퀴를 굴릴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이 지수화풍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광력 전력 자력 통신력이 충만하게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과학적으로도 쓰고 있고 의학적으로도 쓰고 있고 모두 쓰고 있지 않습니까?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 앞에 광력이나 전력이나 자력이나 통신력이라는 재료가 충만히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셔야 합니다. 바로 50%의 저 언덕을 몰라서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과거 50%를 생각지도 않고 현재 50%만 가지고 생각을 하고 사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모를 뿐입니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은 아셔야 합니다.
재차 말하지만 지수화풍으로 바탕이 돼서 생명이 생겨나서 미생물의 시대도 있었고 곤충의 시대도 있었고 짐승들의 시대도 있었고 공룡의 시대도 있었고, 그 외에 여러 가지 난폭한 짐승들의 시대도 있었고, 또 인간이 될 수 있는 진화력을 가지고 실험하는 시대도 있었고, 인간이 되는 시대도 있었고 인간이 증발해 버리는 시대도 있었는데, 지금 현재에도 그렇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법당에 가서 절이나 하고 음식이나 놓고 돈이나 놓고 잘되게 해 달라고 빌면 불자가 되는 줄 알지 마십시오. 어느 종교인을 막론해 놓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다 불자입니다. 불자는 불자대로 불자 노릇을 해야 불자가 아니겠습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 하면 자기의 근본을 알고, 우주의 근본이 자기의 근본 속에 있고 이 세상 돌아가는 것 모두가 자기 마음속의 근본에 가설이 돼서 같이 한마음으로 돌아간다는 그 뜻을 여러분은 아셔야 합니다. 허공을 믿을 것도 아니고 이름을 믿을 것도 아니고 우리 스님네들 고깃덩어리를 믿을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름도 믿을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평상시에 살고 돌아가고 하는 그 자체 속에 바로 부처가 있고 법신이 있고 화신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움죽거리지 않는 근본이 있기 때문에 바로 마음을 낼 수가 있고 마음을 낼 수가 있기 때문에 바로 몸이 움죽거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을 누가 끌고 갑니까. 저 허공에 부처가 있어서 여러분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바로 여러분의 마음이 여러분 몸을 끌고 다닙니다.
그리고 또 여러분이 과거에 살 때 한 것만큼, 인연을 맺은 것만큼, 악으로 맺었으면 악이요 선으로 맺었으면 선이요, 악업 선업이 다, 인연으로 인해서 만난 그 모임들이 바로 여러분의 몸속에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의심해서는 아니 됩니다. 여러분 몸속에서 시키는 대로, 파워가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벌어지는 것은 바로 도청 입력이 돼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적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잘돼 보겠다고 어디를 가더라도 ‘이 집을 떠나서 다른 데로 가면 잘되겠지. 이 직장을 벗어나서 딴 데로 가면 잘되겠지.’ 이래도 업식들은 여러분의 합쳐진 그 도청 입력기에 입력이 돼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 때문에 그걸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과거에 살면서 생각했던 것이나 지금 살아가면서 생각하는 것들이 자꾸 입력이 되는 것은 도청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주간 법계에서 다 통하고 있고 이 세상에서 다 통하고 있습니다.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를 자기가 알기 때문에 바로 자기 마음속에 입력이 됩니다. 도청이 돼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대로 자동적으로 입력이 되며, 그것을 벗어날 수가 없게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게 바로 도청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죽였는지 남에게 해를 끼치는 생각을 했는지 누가 압니까? 그러나 본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모르겠습니까? 남한테 좋은 일을 했으면 즐거운 마음을 가졌을 테고 남을 언짢게, 이익하지 못하게 생각했다면 바로 자기가 아는 거죠. 자기한테 모두 있기 때문에 그걸 벗어날 수가 없는 거죠. 한 찰나에 연락이 다 되며 한 찰나에 들고 나며 한 찰나에 오고 감이 없이 오고 가는 그 자체가 바로 지금 현실의 여러분이 살고 있는 생활이거든요. 그러니 여러분이 어떻게 부정하겠습니까? 내가 아니다, 그렇다 하고 어떻게 변명을 하겠습니까? 여러분이 행하고 있는 그 사실을, 여러분이 다 알고 있는 걸 어떻게 변명을 하겠습니까? 그러나 자기 손가락이 자기 손가락을 꺾지 못하고 자기 손가락이 자기 손가락을 죽이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그 고통 속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한테 항상 말씀해 드립니다. 컴퓨터가 바로 여러분한테 있고 팩시밀리가 여러분한테 있고, 탐지기가 바로 여러분한테 있고 무전통신기가 여러분한테 있고, 천체망원경이 여러분한테 있는데 그것을 불교에서는 오신통이라고 합니다. 지금 여러분한테 알기 쉽게 하기 위해서 이름을 바꿔서 얘기했습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건 천이통 타심통 신족통 천안통 숙명통, 이 다섯 가지이고 바깥으로 벗어나서 그걸 굴릴 수 있는 지배인을 바로 누진통이라고 그럽니다. 누진, 즉 레이더망도 두뇌에 돼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뜻을 잘 생각해서 이 세상을 똑바로 보고 똑바로 행하고, 똑바로 말하고 똑바로 숭상하고 나가야 됩니다. 불자가 도대체 어떠한 것인가? 바로 불자도 나요 법신도 나요 움죽거리는 화신도 나입니다, 각자!
나는 여러분이 딱할 때가 많습니다. 나를 찾아와서 “병이 이렇고 이런데, 암이라는데, 또 백혈구가 이렇게 돼서 백혈병이라는데 이걸 어떡합니까. 인제 꼼짝없이 죽었습니다.” 이럽니다. 여러분, 생각을 잘 해 보십시오. 그건 이름입니다. 만약에 사람들이 혈관이 막혀서 뭉쳐 있는 것을 암이라고 이름을 지어 놨다면 암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암이라고 하는 데 속지 마시고 그 이름에 질겁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능력은 여러분이 키우는 것이고, 할 수 있는 그 능력, 재료도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겁니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광력 전력 자력 통신력이 충만히 여러분한테 재료로 있다는 것은 바로 지수화풍이 바탕으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물이 아니었더라면 어떻게 발전소가 돌아갑니까? 물이 아니라면 어떻게 농사를 지으며 물이 아니라면 여러분이 어떻게 날마다 삽니까? 여러분은 지수화풍으로 뭉쳐져 있고 지수화풍을 먹고 삽니다. 감사함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우리가 전부 각자 지수화풍으로 뭉쳐진 혹성입니다.
그 혹성 속에는 뭣이 살고 있을까요? 여러분이, 바로 생명체가 별성처럼 돌아가고 있습니다. 모습은 그럴지언정 지금 그게 운행을 안 해 준다면 내가 못 사니까 바로 나인 것입니다. 나의 별성인 것입니다. 혹성을 몸체라고 한다면 별성은 살고 있는 그 생명들입니다. 그게 여러분이 미생물에서부터 진화돼서 이날까지 왔다는 증명서입니다, 증명서! 여러분의 몸속에 있는 그 자체를 한번 들여다보시고 한번 바깥을 보십시오. 바깥에 있는 건 전부, 보면 더럽고 무섭고 징그럽고 그렇지만, 그 징그럽고 더럽고 무서운 것들이 전부 나를 운행해 주고 나를 이렇게 움죽거리게 해 주고 건강하게 해 주고 또는 파워를 일으켜서 나를 못 살게 만들기도 하고 죽게 하기도 하고 이럽니다.
내가 이렇게 두서없게 말한다고 해서 여러분도 두서없이 들어서는 안 됩니다. 누구 말마따나 ‘바담 풍’ 하더라도 ‘바람 풍’ 하라고 제자들더러 가르쳤듯이 말입니다. 두서없이 말을 했다 하더라도 여러분이 두서없이 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생활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한테 가장 가깝고, 바로 여러분이기 때문이고 여러분이 지금 행하면서 살림을 하고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우리 몸뚱이라면 이 몸뚱이 속에 사는 생명체들처럼 우리도 그 지구 속에 지구를 집을 삼아서 지금 살고 있는 겁니다.
우리들이 지금 어떻게 붙어서 살고 있을까요? 작든 크든 모두 생긴 것도 다르지만 차원들도 달라서 이 세상에는 이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고…, 그 자기 그릇대로 이 세상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릇들을 보십시오. 종지가 있는가 하면 접시도 사발도 있어서 그렇게 여러 층으로 돼 있듯이, 사람들의 차원도 그렇죠. 도랑물이 있으면 바다가 있고 연못이 있어서, 그걸 썩지 않게 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이 조성돼야만이 썩히지 않고 살 수 있는 겁니다. 그런 것도 여러분의 마음입니다.
우리가 항상 불법을 가르치면서 바깥으로 찾지 말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역대 조사들도 “만약에 너희가 바깥으로 만날 칠성 독성 산신을 찾고 돌아간다면 그것은 마구니의 소굴이요, 바로 마구니가 말하는 것이니 마귀에 빠지느니라.” 그랬습니다. “둘로 보는 말을 한다면 그것은 법이 아니라 말로 한데 떨어져서 마구니로 이끌어 가는 길이니라. 너희가 아무리 정성이 지극하고 아무리 이론으로다가 무불통지해서 설법을 잘한다 하더라도 둘로 본다면 그것은 마구니의 소굴이다. 그리고 공덕이 없다.” 하셨습니다.
왜 그러냐? 우리가 아무리 사량으로 말을 해도 실천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과 더불어 같이 말을 할 때는 입력이 돼서 에너지가 가기도 하고 오기도 하면서 서로 주고받는 그런 이치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나무와 우리가 서로서로 주고받으면서 살고 있지 않습니까? 밤에 주는 게 있고 낮에 받는 게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산화탄소나 산소를 자발적으로 만들어서 서로 주고받고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고거 한마디만 해도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있죠.
그런데 여러분은 지금 내 마음속에 주인을 두지 않고 살기 때문에 그 에너지와 혼은 다 뺏기고…, 예를 들어서 여러분 몸속에 큰 자석이 있다고 합시다. 그런다면 바깥에 있는 쇳덩어리라고 하는 쇳덩어리는 다 여러분 자석에 붙어 들어오지마는 여러분의 자석이 작다면 그 조그마한 내 자석 하나 있는 것마저도 다 딴 데로 가서 붙어 버려요. 원리가 그렇게 돼 있거든요. 내 주인이 없기 때문에 자꾸 에너지와 모든 혼을 뺏기니 빈집에서 무슨 되는 노릇이 있겠습니까?
유전성 영계성 세균성 업보성, 이 모든 것이 아귀들같이 다가오는 겁니다. 와도 주인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커버를 해낼 수가 없는 겁니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천을 하고 실천하는 데서 체험을 하고, 체험을 하는 데서 실험을 하고, 실험하는 데서 자유스럽게 살 수 있는 그런 체험을 하면서 생활을 해 나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남한테 기대는 마음, 남을 믿어서 보증이나 서 주는 마음, 남을 믿어서 속기나 하고 망하고 구덩이에 빠지고 또 속고 속이고 이러는 마음들을 가지고서 항상 살아나가니 여러분이 어떻게 제대로 살아나갈 수 있겠습니까? 집이 비었으니 말입니다.
또 내가 새삼스럽게 이런 말 하는 건 아닙니다만 여러분 속에 있는 그 미생물의 모든 의식들은 좋고 나쁘고를 모릅니다. 여러분 마음이 ‘내가 저거 죽여야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그대로 따라 주고, ‘이건 이렇게 하면 안 되지’ 하는 선한 마음을 먹어도 그대로 따라 주기만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이해가 안 가십니까?
▲대중 가운데서: 이해 갑니다.
▲스님: 네. 지금 속에 있는 것뿐만 아닙니다. 저런 벌레들도 좋고 나쁜 것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막 잡아먹고 잡아먹히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인간은 몸을 잡아먹고 잡아먹히지는 않아도 정신을 잡아먹히고 잡아먹고 뺏기고 그럽니다. 잘 아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생각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지배인의 자격을 가졌습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거죠. 인간은 좋고 나쁘고 하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좋고 나쁘고를 알고 있는 여러분의 마음이 생각을 해서, 모르는 모든 중생들을 일깨워 주는 것이 바로 하화중생입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이 자체를 먼저 알아야죠. 마음 씀씀이에 의해서 여러분의 몸뚱이 속의 생명들을 이끌어 가지고 갈 수 있는 여러분의 다스리는 마음이, 좋고 나쁜 거를 아는 마음이, 나라는 아집과 착, 이런 거를 다 놓고 그것을 다스려 나가는 그 마음이 바로 중생을 전부 천백억화신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 힘이 길러지면 어떻게 되느냐? 삼십이응신으로서 모든 중생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겁니다. 만약에 악이 와서 ‘날 좀 살려 주시오’ 하면 둘이 아니게 한마음을 내서 바로 건져 주고 내가 돼 주는 겁니다.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 줄 수 있는 그 한마음이 바로 부처인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는, 이 세상에 모두가 나 아닌 게 없고 내 도량 아닌 게 없고 내 자리 아닌 게 없고 내 마음 아닌 게 없습니다. 바로 끝간 데 없는 진리입니다. 기어 다니는 조그마한 벌레가 땅을 딛고 있는 그 발도 내 발이기에 바로 평발이니라 하셨습니다. 부처님의 발이 뭉뚝하게 잘라져서 평발이 아니라, 벌레 발 하나도 내 발 아닌 게 없기 때문에 바로 평발이라고 하신 겁니다. 여러분은 그 뜻을 잘 아셔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꽃 한 송이를 들자 가섭이 웃고 한마음이 돼 버렸습니다. 꽃 한 송이 들 때와 가섭이 웃을 때는 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두가 둘이 아닌 한마음이라고 가르쳐 주셨고 나아가서는 그 꽃을 들고선 대중 속으로 들어가셨으니 모두가 한자리요, 한몸이라는 뜻을 일러 주셨습니다. 말없이 일러 줬다고 해서 무시하면 아니 되죠. 그 뜻이 중요하고 실천이 중요한 거지 말이 중요하고 이론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불교를 믿을 때 올바로 알고 믿으셔야 합니다. 이 세상이 다 없어진다 하더라도, 저 풀 한 포기만 남아도, 아니 흙만 있어도 불교는 있는 겁니다. 우린 그 네 가지로 빚어진 몸이거든요.
여러분, 이런 생각 안 해 보셨어요? 물에 가면 물이 참 좋고 산천초목을 보면 그렇게도 좋습니다. 여러분, 싫어하시지 않죠? 그렇게 신선하고 좋죠! 여러분의 고향이니까 그렇습니다. 억만 년을, 수억겁을 거쳐 왔다 하더라도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산천초목에서 뛰어놀았기 때문입니다. 우린 지금 들에서 뛰어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에너지의 정신, 혼, 이런 걸 뺏기고 뺏으면서 지금 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그렇게 뺏기셔야 되겠습니까?
여러분의 몸뚱이 속에 식구들을, 악업 선업의 인연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그것들을 다 보살로 화하게 만들 수 있는 건 여러분의 다스리는 마음, 한마음입니다. 아집이라는 마음, 착이라는 마음 그걸 다 다스리면서 겸손하고 부드러운 마음, 부드러운 말, 부드러운 행동, 남을 이익하게 하는 마음으로써, 자기가 조금 밑지더라도 둘로 보지 말고 그렇게 행해야 합니다. 아무리 나쁜 사람이다 할지라도 고정되게 나쁜 사람으로만 있는 게 아니고, 좋은 사람도 고정되게 좋은 사람으로만 있는 게 아니니까 말입니다. 그러니 모두가 모를 때의 내 모습으로 생각하세요. 어린 사람은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내 형제로 생각하고, 그렇게 내 자식 내 부모로 생각하십시오.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해골 무더기에다 큰절을 했죠. 그러니까 “사생자부인 어버이신데 어찌 하찮은 해골에다가 큰절을 하십니까?” 하고 제자들이 물으니까 “얘야! 수억겁을 거쳐 오면서 우리는 차원에 따라서 끼리끼리 만났다가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저기 가서 구름처럼 모였다가 또 헤어지고, 또 헤어지고 또 만나고, 부모가 되고 자식이 되고 이러다 보니까 수억겁을 거쳐 나왔어. 그러니 저 해골이 우리 할머니일 수도 있고 아버지일 수도 있고 형제일 수도 있고 그런데 어떻게 절을 안 하겠느냐.” 하니 “미처 거기까지 몰랐습니다.” 하고 통곡을 하며 울었답니다.
우리가 지금 네 부모 내 부모가 없고, 네 자식 내 자식이 없고, 네 형제 내 형제가 없는 까닭이 바로 그겁니다. 여러분은 짚단 모이듯 한 식구가 인연 따라서 그릇대로 모였다가 또 사대로 흩어지면 원점으로 돌아가고, 또 차원대로 끼리끼리 만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 부모만 내 부모겠습니까? 만약에 저리로 돌아가서 또 내 부모가 됐다면 어떡하렵니까? 그렇게 수없이 거듭거듭 돌아가면서 거쳐 나왔으니 내 부모 아닌 게 어디 있고 내 자식 아닌 게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 사랑하라! 준다고 해서 남을 주는 게 아니니라. 바로 너이기 때문에, 내 자식이기 때문에, 내 부모이기 때문에, 내 형제이기 때문에 없으면 서로 나누어 쓰는 것이니라. 그래서 나누어 쓰는, 공산주의라는 그 자체가 바로 절에서 나온 거죠. 그런데 오히려 말만 공산주의지 행동은 독재요, 사회주의요, 마음을 평등하게 쓰면서 그냥 사는 사람보다도 더 기가 막힌 일들이 많죠.
(다음 호에 이어서)

※위 법문은 1991년 8월 11일 국내지원법회에서 설법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한마음선원 홈페이지(www.hanmaum.org나 한마음선원)에서도 같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