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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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휴가/박봉영(취재부 기자)
과거를 따라가지 말고 미래를 기대하지 말라. 한번 지나가버린 것은 버려진 것, 또한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이러저러한 현재의 일을 이모저모로 자세히 살펴 흔들리거나 움직임 없이 그것을 잘 알고 익히라. <대가전연일야현자경>

‘이제 집중해서 일을 해볼까’ 할 때마다 울리는 휴대전화. 업무의 효율을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이제는 업무를 방해하고 피로를 주는 골치덩어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연구소 바섹스가 최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와 이메일, 메신저 등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인한 ‘업무 방해’ 시간이 하루 2.1시간에 달했다. 여기에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전화로 인한 방해를 고려한다면 그 피해는 심각하다.
영국 런던대 글렌 윌슨 정신의학과 교수의 실험에서도 커뮤니케이션 기기 사용으로 인한 집중력 분산은 지능지수 저하(10점)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리화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나온 지능지수 5점 저하보다 나쁜 결과다.
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끊임없는 방해 패턴에 중독된다는 점이다. 짧은 업무를 제때 처리했다는 만족감에 젖어 자신도 모르게 메신저나 전화를 기다리는 집착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해법으로 ‘사이버 휴가’ 기간을 제시한다. 특정한 시간을 정해 사이버상의 접촉을 끊고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거나 친필 편지를 쓰라는 것이다. 늘 정보통신의 폐해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해 집착과 불안을 놓아버리는 것은 어떨까. 조사스님들의 방하착(放下着)하라는 말씀이 가슴에서 올라온다.
2006-08-26 오전 10: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