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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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더위와 6시그마/서울대 전기공학부
더운 지방에서 ‘종교 천재’들이 많이 출현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부처님께서도 더운 인도에서 태어나셨고, 예수께서도 더운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활동하셨다. 그리고 모하메드 역시 열사의 사막에서 메시아가 되었다. 아마, 더운 날씨가 인간에게 시련과 동시에 신성함을 주는지도 모른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본 사람은 더운 열사에서 종교적인 심볼을 만든 이집트인들의 종교적 정신과 과학적인 집념에 경이를 느낀다고 한다. 더운 날씨가 시련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삶과 죽음에 노출되는 기회를 줌으로써, 인간을 종교적으로 만드는 모양이다.
부처님 역시 더위와 장마 때문에 병고를 치른 적이 있다. 부처님은 대장장이 춘다가 공양한 돼지고기를 잡수시고 식중독으로 열반하셨다고 열반경은 기록하고 있다. 경전에 나오는 비구들의 식사 장면을 상상하면 수행이 방편으론 적당할지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건강에는 적당하지 않은 식사라고도 할 수 있다. 식사 때가 되면, 수천명의 비구들이 발우와 바리때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간다. 음식을 빌 때는 결코 주는 사람의 얼굴을 보지 않고 주는 대로 받는다. 또한 받는 음식을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섞어서 먹는다. 여기에는 채식, 육식의 구분이 없었고, 상한 음식, 좋은 음식의 구분도 없었으리라. 음식에서 조차 집착하지 않는 태도를 배우는 데는 훌륭한 식사법이라고 하더라도, 건강을 고려하면 추천할 만한 방법이 아닐 것이다. 더운 지방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반면에 모하메트는 식중독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자기가 보지 않는 곳에서 잡은 고기는 결코 먹지 못하게 한 것을 보면, 더운 여름에 건강을 지키는 지혜를 가진 것 같다. 역사적으로 인간의 수명 연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과학기술이 의학도 약학도 아닌 냉동기술, 상수도 기술이라고 한다. 깨끗한 물 그리고 음식을 상하지 않도록 하는 냉동기술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킨 일등공신이다.
분자의 속도의 평균과 평균에 벗어나 있는 정도를 과학자들은 시그마라고 표현한다. 시그마가 크면, 퍼져 있는 정도가 큰 것이다. 키가 큰 사람이 많은 만큼, 작은 사람도 많은 서양 사람들의 키 분포는 매우 시그마가 큰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온도가 높은 분자는 바로 이 시그마가 큰 집단이며, 온도가 낮은 분자는 시그마가 작은 집단이다. 인간에 있어서도 천재는 시그마가 큰 집단에서 나온다. 그러나 그만큼 둔재도 많이 있기 마련이다.
더운 여름, 해변가나 계곡 생각이 날 때, 가끔 이 더위라고 하는 것조차도 공기 분자 분포의 크기에 의해서 내 몸이 반응하는 인연 작용임을 상기하도록 하자. 그리고 참기 힘든 식중독의 괴로움에서도, 부처님께서는 오히려 제자들에게 “슬퍼하지도 말고, 탄식하지 말라. 사랑하는 것과는 반드시 헤어지고 나는 것은 모두 사라지나니, 내가 죽은 뒤에도 불법을 스승으로 삼아서 방일(放逸)하지 말고 정진하라”고 설한 자비심을 느껴보도록 하자.
2006-08-21 오전 1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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