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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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2부 55강 제9장 일상무상분(一相無相分)/한국학중앙연구원
원문, 현토, 언해, 그리고 번역

오늘은 9장을 읽기로 한다. 저번 시간에 인상 번역(?)을 질러놓고선, 뻗어가는 해석의 갈래를 수습하느라 애를 먹었다. 오늘은 층위별 번역을 다 놓고 길을 가보기로 한다.

(원문)
須菩提, 於意云何. 須陀洹能作是念, 我得須陀洹果不. 須菩提言, 不也世尊. 何以故. 須陀洹名爲入流, 而無所入. 不入色聲香味觸法, 是名須陀洹. 須菩提, 於意云何. 斯陀含能作是念, 我得斯陀含果不. 須菩提言, 不也世尊. 何以故, 斯陀含名 一往來, 而實無往來, 是名斯陀含. 須菩提, 於意云何. 阿那含能作是念, 我得阿那含果不. 須菩提言, 不也世尊. 何以故. 阿那含名爲不來, 而實無不來, 是故名阿那含. 須菩提, 於意云何, 阿羅漢能作是念, 我得阿羅漢道不. 須菩提言, 不也世尊. 何以故. 實無有法名阿羅漢. 世尊, 若阿羅漢作是念, 我得阿羅漢道, 卽爲着我人衆生壽者. 世尊, 佛說我得無諍三昧, 人中最爲第一, 是第一離欲阿羅漢, 世尊, 我不作是念, 我是離欲阿羅漢, 世尊, 我若作是念, 我得阿羅漢道, 世尊卽不說, 須菩提是樂阿蘭那行者. 以須菩提, 實無所行, 而名 須菩提是樂阿蘭那行.

(현토)
“須菩提, 於意云何오. 須陀洹이 能作是念호대 我得須陀洹果不아.”
須菩提ㅣ 言하사대, “不也니이다, 世尊하. 何以故오. 須陀洹은 名爲入流호대, 而無所入不入色聲香味觸法일새, 是名須陀洹이니이다.”
“須菩提아, 於意云何오. 斯陀含이 能作是念호대, 我得斯陀含果不아.”
須菩提ㅣ言하사대, “不也니이다 世尊아, 何以故오. 斯陀含은 名一往來호대, 實無往來일새, 是名斯陀含이니이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阿那含이 能作是念호대, 我得阿那含果不아.”
須菩提ㅣ 言하사대, “不也니이다 世尊하. 何以故오. 阿那含은 名爲不來로대, 而實無不來일새, 是故로 名阿那含이니이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阿羅漢이 能作是念호대, 我得阿羅漢道不아.”
須菩提ㅣ 言하사대, “不也니이다, 世尊하. 何以故오. 實無有法名阿羅漢이니, 世尊하, 若阿羅漢이 作是念호대, 我得阿羅漢道라하면, 卽爲着我人衆生壽者니이다. 世尊하, 不說我得無諍三昧人中에 最爲第一이라, 是第一離欲阿羅漢이라하시나, 我不作是念호대, 我是離欲阿羅漢이라하노이다. 世尊하, 我若作是念호대, 我得阿羅漢道라하면, 世尊이 卽不說須菩提ㅣ 是樂阿蘭那行者라하시련만. 須菩提ㅣ 實無所行일새, 而名須菩提ㅣ 是樂阿蘭那行이라 하시나니다.”

(언해)
“수보리야! 뜻에 어떠뇨? 수다항이 능히 이 념(念)을 하되, ‘내 수다항과(果)를 득하노라’ 하느냐 아니냐?”
수보리가 사뢰되, “아니이다, 세존하! 어찌어뇨? 수다항을 이름이 ‘유(流)에 듬(入)’이로되, 들어간 곳 없으니, 색(色)과 성(聲)과 향(香)과 미(味)와 촉(觸)과 법(法)에 들지 아니함이 이 이름이 수다항이니이다.”
“수보리야! 뜻에 어떠뇨? 사다함이 능히 이 念을 하되, ‘내 사다함과(果)를 득하노라’ 하느냐 아니냐?”
수보리가 사뢰되, “아니이다, 세존하! 어찌어뇨? 수다함을 이름이 ‘한번 가며 옴’이로되, 실로 가며 옴이 없을새, 이 이름이 사다함이니이다.”
“수보리야! 뜻에 어떠뇨? 아나함이 능히 이 念을 하되, ‘내 아나함과를 득하노라’ 하느냐 아니냐?”
수보리가 사뢰되, “아니이다, 세존하! 어찌어뇨? 아나함을 이름이, ‘오지 아니함’이로되, 실로 오지 아니함 없을새, 이럴새 이름이 아나함이니이다.”
“수보리야! 뜻에 어떠뇨? 아라한이 능히 이 念을 하되, ‘내 아라한도(道)를 득하노라’ 하느냐 아니냐?”
수보리가 사뢰되, “아니이다, 세존하! 어찌어뇨? 실로 ‘법 있음 없음’이 이름이 아라한이니, 세존하! 만약 아라한이 이 념을 하되, ‘내 아라한도를 득하노라’ 하면, 곧 아(我) 인(人) 중생(衆生) 수자(壽者)에 착(着)함이니이다. 세존하! 부처께서 나를 무쟁삼매(無諍三昧)를 득하여 인중(人中)에 맛(*가장) 제일이라 하시나니, 이 제일 욕(欲) 여읜 아라한이니, 세존하! 내 이 념을 하되, ‘내 이 욕 여읜 아라한이로라’ 아니하노이다. 세존하! 내 만약 이 념을 하되, ‘내 아라한도(道)를 득하노라’ 하면, 세존이 곧 ‘수보리가 이 아란나행(行)을 즐기나니라’ 이르지 아니하시려늘, 수보리가 실로 행한 곳 없을새, 수보리를 이름하시되, ‘이 아란나행을 즐기나니라’ 하시나이다.”
(번역)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냐. 수다원이 그런 생각을 할까. ‘나는 수다원의 경지를 얻었다’고….”
수보리가 말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고요. 수다원은 ‘(성스런) 흐름에 들어섰음’을 가리키지만, 실제 들어선 경지란 없기 때문입니다. 형태나 소리, 냄새, 미각, 터치나 의식 등 어떤 형태로도 확인할 수 없는데…. 그럼에도, 그걸 전제로, ‘수다원’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냐. 사다함이 그런 생각을 할까. ‘나는 사다함의 경지를 얻었다’고….”
수보리가 말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고요. 사다함은 ‘(이 땅에) 한번만 오고 가게 되었음’을 가리키지만, 실제 오고 가는 바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걸 전제로, ‘사다함’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냐. 아나함이 그런 생각을 할까. ‘나는 아나함의 경지를 얻었다’고….”
수보리가 말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고요. 아나함은 ‘(다시는 여기) 오지 않을 것임’을 가리키지만, 실제 오지 않거나 하는 바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걸 전제로, ‘아나함’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냐. 아라한이 그런 생각을 할까. ‘나는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다’고….”
수보리가 말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고요. 아라한이라 꼭집어 내세울 만한 무슨 경지는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그런 생각을 한다면…. 즉 ‘나는 아라한의 경지(道)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바로 자아와 세계의 이런저런 덫에 걸린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붓다께서는 제가 무쟁삼매(無諍三昧), 즉 더 이상의 쟁투와 소모가 없는 평정을 얻었다 하고... 그런 점에서 가장 위대한 인간이 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습니다. 저는 삶의 불순물을 완전히 떨군 사람입니다만…. 그러나 저는 스스로 그것을 자랑삼아 떠올리지 않습니다. ‘나는 완벽한 평정에 이른 위대한 사람이다’라고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그런 생각을 가졌다면, 세존께서는 ‘수보리는 진정 아란나의 실천을 즐기는 자’라는 말씀을 유보하셨을 것입니다. 제게는 제 삶에 이름표를 붙일 그 무엇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것을 전제로, ‘수보리는 아란나의 실천을 즐기는 자’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cafe.buddhapia.com/community/plan_14
2006-08-12 오전 10: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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