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지금 나이가 40대를 바라보고 있는 보살님들께서는 ‘으름’이란 우리나라 고유의 과일을 본 적이 있고, 또 직접 먹어 본 적도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가끔 우리의 고유 과일인 으름의 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다래나 머루 등 우리나라 고유의 천연 과일들. 그 중에서도 오늘은 ‘우리나라의 바나나’라 불리는 ‘으름’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처음 으름을 맛보았을 때를 생각하면 입안에 시커먼 씨만 가득 남았다는 기억뿐입니다. 하지만 으름이 익어서 껍질이 딱 벌어질 때의 모습은 바나나를 연상케 합니다. 바나나 껍질을 벗겨 내리듯 부드럽게 벗겨지는 그 풍성한 씨알! 정말 부드러운 맛입니다.
옛날엔 절에서 이렇게 맛있는 으름을 간식으로 많이 먹었습니다. 산에서 손만 내밀면 쉽게 딸 수 있는 산 속의 바나나였기 때문이죠. 그때 으름을 짓이겨서 미음같이 마신 적이 있었는데, 최근 전 그 맛을 재현하기 위해 새로운 요리 한 가지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저의 작은 공양간에는 강원도에서 공수해 온 다래를 효소로 만들어 담아 놓은 것이 있고, 산딸기로 만든 딸기쨈, 오디로 만든 효소 등 사찰음식과 접목시킨 다양한 먹을거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들을 통해 저의 먹을거리에 대한 추억을 남겨 주고 싶습니다.
지금도 산과 들에는 우리의 자연음식으로 사용할 천연의 먹을거리가 아주 많습니다. 눈만 돌려보면 얼마든지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을 수가 있지요. 비록 예전만큼 건강한 먹을거리를 많이 구할 수는 없다고 해도, 길을 걷다가 혹은 시장에서 이런 음식들을 본다면 꼭 사서 부처님 전에도 올려보고 자녀들에게도 맛을 보게 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드는 법
<바나나 소스를 곁들인 찹쌀떡> ● 재료 : 찹쌀가루 반 컵, 야콘가루차 1작은술, 뜨거운 물 약간, 죽염약간 ●소스 : 우유 5큰술, 설탕 1큰술, 바나나 2/1개, 마 5×5 1조각, 검은깨 2/1큰 술, 죽염 약간, 야콘가루차 1작은술
①찹쌀가루와 야콘가루차는 섞어서 채에 한번 내려준다. ③반죽을 조금씩 떼어서 작은 경단으로 만든다. (가운데를 눌러 이쁘게 한다) ④믹서에 소스 재료를 넣고 소스를 만든 후(이때 검은깨와 야콘가루차는 뺀다)검은깨를 섞어준다. ⑤만들어진 경단을 뜨거운 물에 데쳐내고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뺀다. ⑥그릇에 담아 소스를 뿌린 후 야콘가루차를 고명으로 뿌려준다.
<바나나 맛탕> ● 재료 : 바나나 2개, 전분가루 적당량, 계피가루 약간, 포도씨기름 적당량 ● 소스 : 조청 2/1컵, 설탕 2큰술, 식용유 1큰술
①바나나는 한 입 크기로 잘라 전분가루를 묻혀준다. ②소스를 만들어준다. ③전분가루를 묻혀서 180도의 기름에서 빠른 시간에 두 번 튀겨준다. ④튀겨낸 바나나를 소스에 버무린다. ⑤접시에 담은 후 계피가루를 뿌려준다.
※바나나 맛탕은 냉장고에 차게 식혔다가 먹는 것이 훨씬 부드러운 맛과 달콤한 맛을 맛볼 수 있다.
▶다음 주에는 연자육 차와 연자육 경단을 만들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