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의 일상생활을 위해 지어진 절집이죠. 여기에는 선방이나 승방은 물론 곳간, 부엌, 측간까지도 포함됩니다. 또한 신도들이 어우러져 식사를 하는 공간도 마련됩니다. 이런 요사채에서도 격에 맞춰 그럴듯한 당호(堂號)를 갖고 있습니다. 가령 지혜의 칼을 찾아 무명의 풀을 벤다는 심검당(尋劍堂), 고요하게 말없이 참선만 한다는 적묵당(寂默堂), 강설과 참선을 아울러 한다는 설선당(說禪堂)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밖에 염화실은 조실스님이나 큰 스님이 머무는 곳이고, 향적대(香積臺) 혹은 향적전은 향나무를 때서 밥을 짓는다고 해서 붙인 절의 부엌입니다.
요사채는 예전에 대웅전 뒤에 있었는데, 후대에 이르러 대웅전의 앞이나 옆으로 오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외경과 존엄의 대상인 대웅전을 내밀한 공간에 두게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또 일상잡사를 엄숙공간인 대웅전을 지나서 수행한다는 게 적절치 못했을 것입니다. 요사채는 소박하고 단순한 건축기법을 사용했습니다. 필요한 공간에 자유롭게 지었지요. 김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