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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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 현장을 다녀와서
장마와 집중호우는 끝났지만 수재민의 고통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사찰과 불교계 단체들도 자원봉사단을 꾸려 피해지역 복구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수재가 나자마자 즉각적으로 가장 피해가 컸던 강원도 복구현장에 투입됐던 불자 2인의 소감을 들었다.

지원금 전하고 종일 구슬땀
7월 23일 이른 아침 5시 30분경. 평상시 성지순례를 가거나 절에 올때의 복장이라기 보다는 작업복(거사들은 등산복, 보살들은 몸빼)차림에 운동화를 착용하고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금방 250여명으로 불어났다. 대형버스 7대에 삽과 고무장갑, 양동이 등을 나누어 싣고 공양간에서 정성껏 지은 밥과 김치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으로 출발하였다.
출발한지 세시간이 조금 넘게 지나 목적지가 다가오자 차창 밖으로 보이는 폐허의 모습에 우리 모두는 망연자실!
조계사 자원봉사단이 도착한 곳은 재해대책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평창군 진부면에 소재하고 있는 진부중학교. 이미 이곳에서는 월정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재해복구 작업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산간 비탈에 애써 일군 밭은 어디가고 돌밭으로 변해 있었다. 빙산의 일각처럼 토사에 묻혀 지붕만 남아 있는 집들, 그나마 기둥이라도 튼튼하게 시공하였기에 이 정도지 아예 집 자체가 휩쓸려 간 흔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봉사단 일행은 조계사 주지스님과 신도회장이 대표로 재해복구 지원금과 구호물품을 월정사 주지스님께 전달하고 진부면 신기리, 마평리, 속사리 일대로 30여명 단위가 1개조로 편성되어 구체적인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우리는 토사로 엉망이 된 파프리카 하우스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파프리카 한그루라도 살리기 위하여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에 열중했다.
일주일 내내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던 마을 주민들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나 달콤한 점심공양을 마친 후 이어진 작업은 오후 6시가 되어서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하루 작업량을 완수했다는 기쁨보다는 한 달여 정도는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어야 할 현장을 뒤로 한 채 답답한 심정으로 귀경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세용(조계사 총무과장)

고통 나누는 기쁨 새삼 느껴
연일 계속되는 장마로 전국 곳곳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강원지역은 피해가 극심했다. 천태종 복지재단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26명은 7월 19일 산사태로 원통보전이 심하게 훼손된 평창군 진부면 진강사로 급히 떠났다.
나 또한 부처님 가르침인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정신을 가슴속 깊이 새기며 함께 떠났다. 원주를 지나 평창에 가까워질수록 마치 먼나라 얘기 같던 수마가 휩쓸고 지나간 현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다리위에 얽혀있는 커다란 나무, 지붕꼭대기만 남겨진 채 흙에 뭍혀 있는 집들, 토사가 뒤덮은 도로, 진강사가 가까워질수록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다리,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하천인지 알 수 없었다. 무간지옥이 따로 없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우리를 참담하게 했다.
진강사에 도착해 경내를 둘러보니 피해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무너져 내린 원통보전앞에서 다시 한번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자연훼손이 우리에게 준 슬픈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왜 그리도 많은 나무들이 잘려 나가 곳곳에 쌓여져 있었는지 암담했다.
진강사 법당 안에도 나무토막과 흙이 가득차 있어 복구의 손길을 몹시 힘들게 했다. 하지만 불자들은 어려움에 처하면 늘 부처님께 도움을 청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산사태로 부처님께서 곤란을 겪고 계시니 우리가 힘껏 도와야 함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상적인 복구때까지 구석의 작은방에 모셔져 있어야 할 부처님을 보자 “타인의 고통을 내 고통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치유하도록 노력하라”는 말씀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수해복구 자원봉사는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강미숙(천태종 복지재단 팀장)
2006-08-09 오전 9: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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