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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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자연이 살아있는 중국 명산 기행/철안(조계종 제25교구 봉선사 주지)
깨끗한 산·물 가꾸기 본받아야

지난 6월24일부터 30일까지 환경산악모임 회원들 22명과 주자학의 발생지인 중국 무위산을 비롯해 황산 삼청산을 다녀왔다. 등산을 좋아하는 신도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환경산악모임 결성 10주년을 겸한 실로 뜻 깊은 만행이었다.
상해는 서울의 기온과 다르지 않다고 하던데 습도가 많은 탓일까 끈적끈적한 느낌이었다. 수평지형으로 작은 언덕조차 보이지 않는 밋밋함을 가진, 산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산에 대한 그리움이 더한 것 같다.
무위산 명물 천유봉(750m). 한 개의 바위로 이뤄진 천유봉은 바위몸체에 돌을 쪼아 838개의 계단이 만들어져 있어 석공의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9개의 골짜기 총길이가 9.5㎞나 되어 이름이 되어버린 9곡의 정상에서 출발해 맨 아래 1곡까지 굽이굽이 돌아가는 시간이 1시간 30분. 6곡까지 내려오자 절벽 전면에 드문드문 관들이 얹혀있는 모습이 발견되었다. 옛날 원주민들은 사람이 올라 갈 수 없는 수직 절벽에 나무기둥 두 개를 수평으로 끼워 넣고, 통나무 관을 그 위에 걸쳐 놓고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지금 그 종족은 없어 졌지만 바로 이곳이 당시의 장례풍습을 전하고 있었다.
이튿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렴도, 유향동 계곡과 대홍포 차 밭으로 이동하였다. 나름대로 질서를 유지하는 듯 어수선해 보이지 않는 기념품가게들. 이십여 분 넘게 올라가니 눈앞의 놀라운 절벽(?). 마치 큰 조개를 앞으로 조금 숙여서 세워 놓은 듯 한 동굴이 앞을 막고 나타났다. 계곡이 깊으니 이런 괴물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다음날은 대왕봉을 올랐다. 밑에서 볼 때 윗부분이 서울의 정겨운 산과 닮아서 코스가 궁금했었던 명봉우리. 암벽의 갈라진 틈(침니chimney)을 이용해 기발하게 계단식으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70kg이상 체격이라면 몸에 끼일 정도로 좁은 폭이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아래의 풍경은 숲이 아주 좋고 그 사이로 구불구불 물이 흐르는 집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자리 잡고 있어 마음이 차분해 진다.
복건성을 떠나 버스로 4시간을 타고 강서성 삼청산 밑에 다다랐다. 우리네 시골길 같은 느낌으로 흙벽돌집도 가끔 보였다. 산기운 때문인지 새벽녘 눈을 뜬 후라도 머릿속이 개운하다. 오늘은 하늘이 내려 앉아 128m의 직벽 바위의 어렴풋한 윤곽이 보일 뿐 밑에서 바라본 장엄한 느낌에 비하면, 구름이 끼어서 인지 능선을 돌아 내려오는 길은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옛 선인들의 수묵화에서만 볼 수 있는 산들을 이 작은 두 발로 겸허함과 정성스러운 마음을 보태가며, 자연의 웅장함과 경외로움에 감탄하며, 그리고 인간의 미약함을 느끼며 오른 산행! 그 자체로 뜻 깊은 배움이었지만, 환경을 지키려는 이 시대 사람들의 노력이 더욱 큰 교훈이며 감동이었다. 특히 2년 전 개방했다는 삼청산은 산길이 깨끗하고 쓰레기의 흔적조차 없다. 제복을 입고 집게와 봉투를 든 사람들이 혹 누가 휴지조각을 흘리더라도 금방 오가며 치웠다.
우리들을 돌아보게 된다. 매년 휴가철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바다로 떠난다. 그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는 명산계곡과 해수욕장 등의 피서지마다 온갖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피서지에서 각종 쓰레기 투기는 자연 오염의 주범이다. 바다의 경우 해양 사고를 유발하고 또 병조각 등으로 피서객이 상처를 입기도 한다. 물론 각 지자체 등에서 ‘피서지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일부만 지킬 뿐이다. 이러한 현상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데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바라건대 각 지자체에서는 피서지 쓰레기 투기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와 계도를 해주었으면 한다.
2006-07-22 오전 1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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