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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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재를 시작하며
지역적 제한 벗어나 인류 문화로 확대돼야

인간의 삶에서 ‘먹을거리’는 생존만이 아닌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요, 신에게 올리는 의례품(儀禮品)이다. 또한 사회구성원의 신분을 나타내는 의미를 지니기도 했다. 이처럼 먹을거리는 자연의 상태에서 문화로 상징화되며, 시간과 공간을 가로 질러 과거와 현재, 지구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묶어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많은 인종과 다른 언어를 가진 각각의 민족이나 사회집단은 그들의 생각과 풍토성에 어울리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차 또한 각 민족의 지역적 특성에 따라 자연의 상태에서 문화로, 인류 역사에 보편적인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중국에서 차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용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이래 만드는 법의 변천에 따라 음용방법도 달라졌으며 차와 관련된 다기의 발전과 함께 독특한 문화로 형성됐다. 한편 선종(禪宗)과 융합된 차는 종교적인 색채를 띠면서 정신적 가치를 지닌 음료로 발전했으며 귀족의 음료문화에 영향을 주었다.
한국과 일본에 유입된 중국의 차 문화는 민족성과 기후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의 차 문화를 이룩하였다. 특히 일본은 ‘다도(茶道)’라는 정형화된 차 문화를 이룩했고, 이는 정치적 상황을 가장 적절히 변혁시키는데 이용되었다.
일찍이 실크로드를 따라 서역에 전해진 차는 17세기에 기호식품으로 유입되었다. 초창기 영국에서 차는 궁정과 신사계층(紳士階層) 사이에서 즐겨 마시는 사치품이었다.
영국인들은 커피에서 차로 음료를 바꾸면서 홍차문화라는 거대한 음료문화를 이룩하여 그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기호식품은 일종의 사치품으로 개인이나 집단의 신분을 드러내는 사회성을 가지며 개인과 사회에서 다른 색깔의 문화를 형성한다.
콜라의 예를 들어보자.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한 장교는 ‘코카콜라를 마시기 위해 싸운다’는 병사의 말을 듣고 정부에 콜라를 대량으로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콜라 공장을 세웠고, 이는 콜라가 전세계인의 음료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차가 더 이상 동양의 문화만이 아닌 세계의 음료 문화로 확대되는 것은 콜라의 예시처럼 나라나 혹은 지역적 제한을 받지 않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문화적인 여건과 환경이 어느 시대보다 역동적으로 변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의 차 문화도 국지적인 문화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보편적인 인류의 문화로 발돋움해야 한다.
오늘날 차는 웰빙 식품으로 대중과 많이 친숙해졌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차는 곧 다례(茶禮)’라는 인식이 퍼져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차는 사람에게 어떻게 좋은가’ ‘다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듣곤 한다.
차를 마시며 느끼는 한가로움, 가슴 설레는 차 향기 등은 차가 인간에게 주는 덕성(德性)이며 이상(理想)이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차는 음료ㆍ수행ㆍ사교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정치적ㆍ경제적 가변성을 가지고 인류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필자는 시대에 따라 국가와 민족마다 다르게 이용되고 변화되어온 차 문화에 많은 의문을 가지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차에 대한 접근은 어려움과 즐거움이 동반됐다.
앞으로 ‘인류 문화 속에 차’에서는 차에 대한 시야를 넓히며, 시ㆍ공간을 가로질러 과거와 현재의 인간관계 속에서 차의 의미와 상징성을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측면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창숙씨는?
성신여대 문화산업대학원에서 석사(예절다도학)를, 한양대 문화인류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연구원, 중국 사천(四川)연구회원, 성신여대 문화산업연구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차 생리활성에 관한 종합적 고찰’ 등이 있다.
2006-07-18 오전 11: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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