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나온다면
통신·공부방식 등 일상생활 크게 달라질 것
한적한 산사에도 TV(television)는 있다.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컬러 브라운관을 통해서 우리의 시각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각으로 전해지는 정보가 주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하다.
1900년대 말 독일의 과학자에 의해서 브라운관이 발명되고 나서, 인류에게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시각적으로 쉽게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공기로부터 전해 진 신호를 분리해서 증폭하는 기술과 증폭된 신호를 받아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변환해 주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가장 먼저 개발된 디스플레이 기구가 브라운관. 원리는 간단하다. 먼저 에너지를 가진 전자를 방사하는 전자총이 맨 뒤에 위치해 전자를 방사한다. 전자는 브라운관 표면으로 향해서 운동하면서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이때 브라운관 표면에는 형광물질이 발라져 있어서 도착한 전자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빛을 내게 된다. 밤을 밝히는 형광등 또한 표면에 형광물질이 발라져 있어 방전에 의해서 생긴 전자를 받아서 빛을 낸다. 브라운관의 단점은 부피가 크다는 데 있다. 전자 총에서 방출된 전자가 에너지를 얻기에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한 기술이 최근에 보급되기 시작한 플랫 패널 기술이다. 말 그대로 평판에서 만들어 진 디스플레이기술이라는 뜻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LCD 기술과 PDP 기술이다. LCD는 백색광을 내는 판 위에 액정(Liquid Crystal)이라는 특수 물질을 바른 후, 이 액정의 부분 부분(이를 픽셀이라고 한다)이 빛을 통과하거나 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영상을 표현한다. 액정의 양단에 전압을 가하면, 물질의 광학적인 성질이 변하여 빛을 통과하지 않는 액정의 특수한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이에 비해서 PDP기술은 픽셀에 플라즈마 방전을 시켜서 전자의 에너지에 의해서 빛을 내게하는 장치다. 플랫 패널기술에 의해서 TV나 컴퓨터의 화면 부피가 작아지게 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제 PDP기술을 넘어서 접거나 둘둘 마는 종이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만들고 싶어한다. 종이로 만든 공책 대신에 종이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글도 쓰고 책의 내용도 무선으로 받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디스플레이 혁명은 우리가 다른 사람과 통신하는 방법, 공부하는 방법 그리고 글을 쓰는 방법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세계에서 가장 일찍 인쇄기술을 개발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로 팔만대장경과 같은 세계적인 유산을 남겨놓았다. 중세 기독교의 성경이 라틴어로 기술해서 일반인들이 접근하지 못했던 것과 같이 불경 또한 대부분이 한자로 적혀있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대를 맞이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좀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대를 사는 불자들의 보살행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