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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성공의 조건/김병관(아주대 사회학과 교수)
지난 5월 31일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방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이 7월 1일을 기해 전국에서 동시 취임함으로써 민선4기 지방자치의 막이 올랐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과 같이 기초의원, 광역의원,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자치단체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는 제도는 1995년에 부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11년 간의 순조롭지만은 않았던 지방자치의 실험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온 우리의 지방자치제도는 앞으로도 계속 진통을 겪으면서 진화를 위한 적응과 변신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 단계에서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것은 이를 바탕으로 민선4기의 지방자치에 대한 기대를 새겨보고자 함이다.
우선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대표적 문제가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족, 권한 부족, 인적 자원의 부족이다. 먼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은 매우 심각한 부족 상태에 놓여 있으며 지방 재정의 확충은 앞으로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에 재정 이양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 현재 전체 세수의 20%에 그치고 있는 지방세의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는 지자체들에 대한 권한이양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명실상부한 지방자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기능이 축소되어야 한다.
지자체 공무원들의 인적 자원 수준 제고의 노력 또한 시급한 과제이다. 지방공무원의 선발과 교육훈련에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지자체건 간에 행정의 질과 수준은 공무원의 인적자원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 단체장의 리더십은 지자체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기업가적 리더십과 재정운용 건전성 확보의 의지, 지역내 구조적 이해관계로부터의 중립성 확보의 의지 등은 지자체 리더십의 핵심적 요건들이다. 지역 내의 뿌리깊은 지연, 학연을 멀리하는 중립성은 특히 지방자치 성공의 관건이다.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자체 공무원뿐만이 아니라 지방의회의 의원들의 자질과 의지, 그리고 실행력 또한 빠질 수 없는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의원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과 민주주의적 의식, 업무 전문성은 지방자치의 대표적 과제이다.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단체장들과 의회의 협력과 견제 관계가 충실히 작동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건전한 긴장관계가 필요하다.
5·31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들은 중앙정치마당의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을 하였지만, 이 과정에서 의도와는 별개로 지방자치에는 불필요한 부담을 남긴 결과가 되었다. 어느 지역이라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공히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회, 기초의회의 4개 기관 모두에 건강한 긴장관계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정도로 한 정당에 표를 몰아줌으로써 단체장들의 독주를 견제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국민소환제 등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으나, 효과에 비해서 그 과정에서의 비효율이 너무 클 수 있는 제도인 만치 현실적 대안은 아닐 것이다.
지방자치의 성공에 필수요건인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견제와 균형의 확보를 위해서는 지역 내 언론과 시민단체들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언론과 시민단체들에게 있어서도 지금이야말로 지역 주민들의 신뢰와 애정을 되찾을 수 있는 내실있는 역할을 수행할 절호의 기회이다.
언론과 시민단체들도 지방자치의 중요한 한 구성요소이기에 민선4기를 통해 각 지역 내에서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대안적 견제기구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0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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