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명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급속 발전
공사상 바탕 인류 아름다운 진보 계속돼야
‘2020 프로젝트’에 세계가 들떠 있다. ‘2020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매력과 21세기를 맞은 후, 20년이 지나는 시점이여서 의미를 붙이는 모양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20년 또는 30년이 주는 의미는 크다.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만 살펴봐도 그렇다. 20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눈부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
때문에 다가올 2020년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국가적 차원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나 개인도 각자 나름대로 이러한 비전을 가지고 준비해야할 시점이다.
특히 지난 20년과는 다르게, 앞으로의 20년은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과학 기술 분야의 새로운 발명이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쇄술의 경우는 500년이 걸렸고 자동차의 경우 100년이, 라디오는 40년이 걸린데 비해 최근 발명된 무선 전화기와 인터넷은 겨우 6년 안팎에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매김했다. 미래 학자조차도 이러한 속도에 놀라고 있다. 컴퓨터가 발명되고 난 후, 컴퓨터 전문가는 당시 컴퓨터가 세계에 몇 개만 있으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50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당시의 컴퓨터보다 수 만 배 우수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투명할 정도로 과학문명은 빠르게 변화·발전하고 있다.
또한 인류는 진보된 과학기술로 자연이 수 억년 동안 만들어낸 ‘생명과 진화’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더 이상 자연이 만들어낸 진화의 속도에 만족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행위는 유전공학분야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토마토의 유전인자에 바이러스 유전자를 끼워 넣음으로써, 특정 병에 강한 품종을 만들기도 하고, 인간의 유전자 중 늙는데 기여하는 분자를 찾아내 젊은 세포를 만들어 내는 것 등이 그것.
이렇듯 ‘혼돈의 과학기술’은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땅에 행복의 원리를 가르쳐 주고 떠난 부처님은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은 남겼는가.
혹자는 이야기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시대에 따라서 변화하지 않는 궁극의 원리라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하는 것’ 자체가 중생의 거짓 생각이라고.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는 ‘이사명연무분별’이라고 말했다. ‘원리와 현상은 개별적 존재가 아니라 두 개 모두 진리의 모습’이라는 뜻이다. 이는 ‘공사상’이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일깨워 준 위대한 실증적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재가 불자뿐만 아니라 스님들도 과학기술의 변화를 이해하고 ‘공사상’을 바탕으로 한 인류의 ‘아름다운 진보’는 계속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