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사판인데, 해볼 대로 해보라지.’ ‘왜 이렇게 난리들이야. 야단법석 떨지 말고 있어!’
무슨 일을 하다가 마지막 궁지에 몰리게 될 때 쓰는 ‘이판사판(理判事判)’, 떠들석하고 시끄러운 상황이 연출될 때 사용되는 ‘야단법석(野壇法席)’. 그럼 본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판사판은 불교의 이판승(理判僧)과 사판승(事判僧)에서 나온 말이지요. 이판승은 불교 교리를 연구하거나 수행에 전념하는 스님을 말하고, 사판승은 사찰의 산림(山林), 즉 재산관리를 맡아서 원활한 사중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스님을 말합니다.
야단법석의 의미도 짚어봅시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야외에 법단을 차려놓고 하는 설법장을 의미합니다. 수많은 대중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 들판이나 넓은 공간에 마련되는 공간을 말하는 거죠. 이처럼 뜻 깊은 불교용어가 왜 변질이 됐을까요? 조선시대에 불교가 배척당했던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지 않죠. 때문에 불자들은 과거 불교가 탄압받던 시기에 곡해된 이 용어를 바로 잡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불자라 할 수 있겠지요? 김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