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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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오이 즉석 장아찌와 오이나물/박상혜(사찰음식연구가)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에 저의 영양과 생명이 담겨 있다면, 여름이면 하루하루 수명이 단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엔 나트륨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하는데, 유달리 더위를 많이 타는 저로선 올 여름을 또 어떻게 버텨 나갈지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여름이면 입맛을 잃은 가족들을 위해 맛있는 반찬을 준비해야겠지만, 가정이나 사찰에서도 특별한 반찬을 내놓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요즘 같이 많은 사찰에서 템플스테이가 이뤄지고 있는 때 ‘절 밥이 맛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절을 찾는 사람들에겐 이만저만 실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인 중 한 분이 처음 갔던 템플스테이에서 먹어본 것이라곤 장아찌와 김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정말 여름 사찰엔 반찬거리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찰 장아찌는 스님들이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 만들어 놓으신 소중한 먹을거리입니다. 예로부터 여름엔 땀으로 배출되는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장아찌를 담아 여름 저장식으로 사용했던 것입니다. 죽에도 어울리고, 반찬으로도 어울리고, 또 소화가 안 될 때는 소화제로도 좋고. 여름엔 장아찌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입니다.
여름에 사찰을 찾을 때면 ‘이 절엔 어떤 장아찌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하는 기대감마저 갖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사찰음식 동호회 회원들과 정선의 한 작은 사찰에 들렀을 때 그곳 스님께서 어수리로 담근 장아찌를 내놓으셨는데, 그 향이 아직도 제 입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올해는 장마도 일찍 온다고 하는데, 장아찌를 담가 장마철 입맛 없을 때 특별 메뉴로 식탁에 내놓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맛있게 담근 장아찌를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도 택배로 보내드리는 센스를 보여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드는 법
<오이 즉석 장아찌> 재료: 백오이 2개, 양파 1/2개, 마른 고추 1개, 통후추 3알, 단촛물(물 1과 1/2컵, 설탕 1/2컵, 감식초 4큰술, 소금 5큰술)
① 양파는 굵직굵직하게 채 썰어준다. ② 오이는 큼직하게 삼각형으로 썰어준다. ③ 단 초 물을 한번 끓여서 완전히 식혀준다. ④ 준비된 재료를 식은 촛물에 담가 20~30분 정도 둔다 . ⑤ 어느 정도 절여지면 병에 옮겨 담으면 된다. ⑥ 반나절 지나면 바로 먹을 수 있다 .

<오이나물> 재료: 오이 2개, 홍고추 1개, 포도씨기름 약간, 죽염, 참깨, 표고버섯가루 약간
① 오이는 원형으로 썰어서 죽염에 절여준다. ② 어느 정도 절여지면 찬물에 헹궈 꼭 짜준다. ③ 고추는 씨를 배고 삼각형 모양으로 썰어준다. ④ 꼭 짠 오이를 프라이팬에 포도씨기름을 두르고 단시간에 볶아준다. ⑤ 다 볶아지면 불을 끄기 직전에 표고버섯가루와 죽염, 참깨, 홍고추를 넣어 완성한다.

▶다음 주에는 감자 피자와 감자 건강 드링크를 만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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