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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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부 45강 혜능의 권유(1), “선근(善根)을 심어라!”/한국학중앙연구원
악한 자들에게 온유하라

6장 각 절마다 붙인 혜능의 설명을 끊어 듣는다.

1절
須菩提, 白佛言, 世尊, 頗有衆生, 得聞如是言說章句, 生實信不.
수부티가 부처에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대체 어떤 중생이, (여래는 오지 않는다는) 이런 말을 믿겠습니까.”
(혜능의 해설) 須菩提問此法甚深難信難解, 末世凡夫智慧微劣, 云何信入. 佛答在下.
수보리는 “이 법이 깊고 깊어 믿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데, 말세의 범부들이 미약한 지혜로 어떻게 이 속으로 믿어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하고 물었다. 부처의 대답은 아래와 같다.

2절
佛告須菩提, 莫作是說. 如來滅後, 後五百歲, 有持戒修福者, 於此章句, 能生信心, 以此爲實.
수부티가 부처에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대체 어떤 중생이, (여래는 오지 않는다는) 이 말을 믿겠으며, 진실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 혜능의 설명은 없다. 다만 ‘후오백세(後五百歲)’에 대한 함허의 부연설명은 다음과 같다.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변한다고 믿는 불교가 자신의 가르침만은 여기서 예외였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뜨거운 종교적 열망과 창시자의 인도도 시간과 함께, 차츰 식고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승가 또한 점차 쇠퇴와 하강의 단계를 밟는다. 처음 5백년은 해탈뇌고(解脫牢固)라, 수행을 통해 깨달음과 평화를 얻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다음 5백년은 선정뇌고(禪定牢固), 명상을 통해 안심입명에 이른 사람들이 나타난다. 다음 5백년이 되면 다문뇌고(多聞牢固), 즉 경전의 지식으로 깨달음을 대신하는 것이 유행하며, 다음 5백년은 탑사뇌고(塔寺牢固), 경전도 죽고, 외형적 절간과 탑만 덩그라니 남은 쓸쓸한 풍경이 남는다. 마지막 5백년은 투쟁뇌고(鬪諍牢固), 알음알이의 권위와 절간의 소유를 놓고 서로 다투고 헐뜯는 막가는 드잡이가 벌어진다.”
<금강경>은 이 말세 중 말세에도 최종적 진리의 말씀을 알아듣는 사람이 분명 있다고 말한다. 이 굿 뉴스는 소승이 생각한 불법의 쓸쓸한 하강을 비웃으며, 희망의 복음이 언제나 빛난다는 것을 선포하고 있는, 가위 돈교적 전회라 할 수 있다.
3절
當知, 是人, 不於一佛二佛三四五佛, 而種善根, 已於無量千萬佛所, 種諸善根, 聞是章句, 乃至一念, 生淨信者.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수많은 삶을 거치며, 수많은 부처에게 나아가 선근을 심은 사람들이라, 이 말을 듣고서는 바로, 깨끗한 믿음에 이를지니….
- 혜능의 설명은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첫 부분은 “마음이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을 때, 즉 토대(住)를 잃을 때, 그때 위에서 읊은 불가해한 진리 속으로 믿어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둘째 부분은 ‘선근을 심는다(種諸善根)’에 대해서,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깨끗한 믿음(淨信)’이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혜능의 생각이 적혀 있다.

1. 六祖: 於我滅後, 後五百歲, 若復有人能持大乘無相戒, 不妄取諸相, 不造生死業, 一切時中心 常空寂, 不被諸相所縛, 卽是無所住心, 於如來深法心能信入. 此人所有言說, 眞實可信. 何以故.此人不於一劫二劫三四五劫而種善根, 已於無量千萬億劫種諸善根. 是故, 如來說, 我滅後後五百 歲, 有能離相修行者. 當知是人, 不於一二三四五佛種諸善根.
내가 떠난 후, 후5백세에, 만약 누가 있어, 대승무상계(大乘無相戒)를 지닌 자가 있어, 사물의 이미지를 취하지 않고, 생사의 업을 짓지도 않으면서, 일체의 순간순간에 마음이 항상 공적하고, 이미지들에 현혹되지 않는다면, 즉 이것이 바로 무소주심(無所住心)이다. 이때 그는 여래의 깊디 깊은 진리 속에 믿음으로 들어설 수 있다. 이들이 지니고 있는 언설(言說)은 진실하여 믿을 만하다. 왜냐. 이미 무량천만억겁에 걸쳐 선근을 심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여래는 말한다. “내가 멸한 후, 후5백세에, 이미지를 여읠 수 있었던 수행자(離相修行者)가 있으니, 마땅히 알라. 이사람은 하나, 둘, 셋, 넷 , 다섯 부처만에 선근을 심은 것이 아니다.

2. 何名種諸善根. 略說次下. (1) 所謂於諸佛所, 一心供養, 隨順敎法, 於諸菩薩善知識師僧父母耆年宿德尊長之處, 常行恭敬供養, 承順敎命, 不違其意, 是名種諸善根. (2) 於六道衆生, 不加殺 害, 不欺不賤, 不毁不辱, 不騎不?, 不食其肉, 常行饒益, 是名種諸善根. (3) 於一切貧苦衆生, 起慈愍心, 不生輕厭, 有所須求隨力惠施, 是名種諸善根. (4) 於一切惡類, 自行和柔忍辱, 歡喜 逢迎, 不逆其意, 令彼發歡喜心, 息剛戾心, 是名種諸善根.
무엇을 일러 “선근을 심었다”하는가. 개략 다음과 같다. (1) 여러 부처 계신 곳에 일심으로 공양하고, 가르침을 따르고, 여러 보살, 선지식, 스승, 부모, 나이든 자, 덕 있는 자, 존귀한 자가 있는 곳에 늘 공경하고 공양하며 가르침을 따르고, 그 뜻을 어기지 않는 것. 이것을 일러 ‘선근을 심는다’고 한다. (2) 육도의 중생들에게 살해를 가하지 않으며, 그들을 속이지 않고, 업수이 여기지 않으며, 비방치 않고 욕보이지 않으며, 올라타거나 굴레 씌우거나 않으며, 그 고기를 먹지 아니하고, 늘 그들을 요익(饒益)케 하는 것, 이것을 일러 ‘선근을 심는다’고 한다. (3) 일체의 가난과 고통 중생들에게 연민과 동정을 일으키며, 무시하거나 염증내지 않고, 그들이 바라는 바 있을 때, 있는 힘껏 베풀고 도와주는 것, 이것을 일러 ‘선근을 심는다’고 한다. (4) 일체의 못된 악한 무리들에게, 스스로 화유(和柔) 온유하게 대하며, 참고, 그들을 기쁘게 맞고 보내며, 그 뜻을 거스르지 않아, 그들로 하여금 환희심을 일으키고, 강포한 마음을 식게 만드는 것, 이것을 일러 ‘선근을 심는다’고 한다.
-요약하자면, 부처님을 믿고, 스승을 따르며, 짐승과 사람을 존중하고, 약자와 빈고한 자들을 돌보며, 악당들에게도 온유하고 그들을 따뜻하게 감화시키는 것, 이 어려운 일이 ‘선근을 심는 일’이다.

3. 信心者, (1) 信般若波羅蜜, 能除一切煩惱. (2) 信般若波羅蜜能成就一切出世功德. (3) 信般若波羅蜜, 能出生一切諸佛. (4) 信自身中佛性本來淸淨, 無有染?, 與諸佛性, 平等無二. (5) 信六道衆生本來無相. (6) 信一切衆生盡能成佛, 是名淨信心也.
다음 신심(信心)이란 무엇인가. (1) 반야바라밀이 일체의 번뇌를 제거해 준다는 것을 믿고, (2) 반야바라밀이 일체의 출세간의 공덕을 성취시켜준다는 것을 믿고, (3) 반야바라밀이 일체의 제불(諸佛)을 낸다는 것을 믿고, (4) 내 몸 가운데 불성이 본래 청정하여 오염이 없으며, 여러 부처의 불성과 더불어 평등 무이(無二)하다는 것을 믿고, (5) 육도중생이 본래 무상(無相)이라는 것을 믿고, (6) 일체 중생이 모두 능히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 이를 일러, ‘깨끗한 믿음(淨信心)’이라고 한다.
-“<금강경>의 언설 한 마디에 깨끗한 믿음에 이른다!” 대체 무엇을 ‘믿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우리에게, 혜능은 말한다. (1) 반야바라밀은 우리 안의 오랜 번뇌를 제거하고 삶을 고양시켜 줄 것이다! (2) 그 힘과 가능성은 내가 이미 갖고 있던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다만 발견했을 뿐이다. (3) 그러므로 중생이란 없다. 명심하라, 사물의 차이와 구분은 다만 자아의 불완전한 눈에 비친 이미지 혹은 그림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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