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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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절’ 바로 알고 바로 하자/이원주(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 강사)
스님에게는 1배로 상호교례를
佛前에만 3배…‘손바닥 들기’ 우리 전통 아니야

부처님당시에는 부처님을 중심으로 하여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나서 부처님의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앉아 있는 것이 예절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인도에서는 수행자나 성자에게 예배하는 것이 상례로 된듯하다.
티베트불교에서는 전신 전면오체투지(全身前面五體投地)로 시행되고 있다. 말하자면 합장(合掌)이나 오체투지(五體投地) 예경의 형태는 인도의 것이라는 점이다. 합장 예배는 우리나라에도 불교교단에 흡수되어 체질화 되었다.
‘우리나라 불교전래 1600여년이 지났지만, 우리민족은 오체투지로 절하기도 하지만 본래 생활화하고 있던 일반적인 예배법을 사용했다. 여인들은 보다 더 장엄한 몸짓으로 예배 했었다.’<불교예술 3권>
옆 사람이 부딪칠 정도로 양쪽 팔을 크게 벌려 아래에서 위로 휘감아 원형을 그리면서 내려서 합장한 채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 우리들의 고유한 전통적인 신불에게 드리는 절(拜)이 있었던 것이다.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불교인들이 외국의 여러 나라에 왕래한 이후에 종전과 다른 새로운 모양이 생기게 되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절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변형되기 시작 것이다. 그것이 예배하고 나서 양손을 뒤집는 모습이다.
앙부(仰俯)의 자세라고 하나, 딴 소리 일 뿐, 지금은 신도 법요집과 사찰의 신도교육지도지침서에까지 수록되어 있는 실정이다. 스리랑카 미얀마 인도와 티베트 태국 중국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예배형태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큰 법당에서 예배할 때 손동작을 보면 1960년대 이전에 불자가 되었거나 모태신앙이었던 신도의 손 모습은 일반적인 전통적 절할 때 모습이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불자가 된 분들은 손을 귀를 감싸거나, 귀 위로 바로 세우거나, 아니면 머리위로 두 손바닥을 치켜세우는 분도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성스러운 종교의식에 있어서 기초가 되는 예절마저 통일되지 않았다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보면 무질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손동작을 하고 절하는 것은 일본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다.
친일(親日)이니 왜색(倭色)이니 하면서도 정작 고칠 것은 모르는 채 하고 있는 것이다.
불교를 조금 안다고 하는 분들의 의견에 의하면 복혜양족(福慧兩足)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일축해버리는 실정이니 말이다.
또, 예배문제중에 세 번 하는 절에 대한 것, 많이 절하는 다배(多拜) 관행 및 재(齋)를 올릴 때 절하는 횟수 등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내가 어릴때는 절에 가면 법당에서나 세 번 절하는 것으로 여기고, 재(齋) 지낼 때는 영단(靈壇)에 두 번 배례(拜禮) 하는 것을 ‘정석’으로 여겨왔다. 역시 1960년대부터 스님께 세 번 절하고 법당에도 세 번 절하는 특별한 형식이 전개되어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노장스님들께 여쭈어보면 근래에 그렇게 되어버렸다고 증언한다.
“1994년 10월 6일 조계종 개혁회의가 통도사에서 개최한 종단개혁불사 보고법회 법어(法語)를 통해 종정(宗正)스님은 ‘승려나 신도가 큰스님에게 3배(拜)를 올려 인사하는 관행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3번 절하는 것은 불경(佛經)이나 불교의례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것이며, 불전(佛前)이 아니면 절(拜)은 한번으로 그쳐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절에 서 재(齋)를 올릴 때 영가에 2번 절하면 되고, 집전하는 스님에게 절하는 것은 잘못”<문화일보 기사/월하스님 대담/1994. 10. 8>이라고 밝히면서 이것부터 개혁하라고 권장하셨다.
다른 노장스님의 기록물을 살펴보자.
“영단(靈壇)에 잔을 올리고 뒤돌아서서 절하지 말라. 집중하여 재를 지내는 스님을 산란하게 만드는 일이다. 살아계신 분에게는 1배를, 영단에는 2배를, 자기스승 제삿날에는 3배를 해야 한다.”<법공양/우룡스님편>
이와 같이 권유하고 주장하신 원로스님들의 가르침을 받들어 봉행해야 할 텐데도 어느 불교 종단에도 개선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다. 민족적 자존심을 우리가 찾아 전통예절을 살리면서 새롭게 가꾸어나가야 할 것이다.
다배(多拜)관행은 어떠한가? 불상을 향해 백팔 배, 천팔십 배, 3천 배 등의 관행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절에 가서 신도 되기가 힘든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고행자(苦行者)의 경우 실천의지에 따라 행할 수는 있지만, 붓다께서 가르치지 않은 것을 구태여 왜 대중 불교시대에 절(拜)을 많이 하도록 강조하며 마치 붓다의 정법수행인양 자처하며 장려하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싶다.
‘절(拜)하는 곳이 절(寺)이 아닌가, 절로 한다는 절을 함에 있어 무슨 기교가 필요하겠는가? ‘뒤집는 손바닥은 붓다의 복혜양족(福慧兩足)을 나타내지 않느냐’는 거짓 꾸며대기식 주장보다는 하루속히 본래 우리민족의 예배방식을 회복하여 경건하게 터 잡아 나아갈 일이다.
스님에게 3번 절하는 관행을 한번으로 회복하여 바로잡아야 할 것이며, 절하고 난 뒤 손바닥 뒤집는 형태도 국적을 찾아야 한다.
재(齋) 지낼 때 영단(靈壇)에 두 번 절하면 되고 다른 곳에 절하지 말라는 노장스님들의 말씀도 실천으로 옮겨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스님과 신도들 모두는 상호 교례(交禮)를 해야 할 것이다.
불자 모두는 삼귀의례(三歸依禮)가 있음을 생각하고 누구에게 절하든 공경스럽게 경배하고 존경해야 한다. 상호 교례를 하면 자신들도 각기 4부대중의 일원이기에 자신이 타인에게 예배함은 내 스스로에게 절하는 것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승속을 막론하고 우리 민족이 전승해온 우리 불자들의 절(拜)을 다시 개발하여, 절(拜) 잘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200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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