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재가불자 두 분이 ‘장로(長老)’란 말을 놓고, ‘불교용어다, 개신교 용어다’ 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내가 ‘불교용어다’고 설명하자 한 분이 ‘왜 그러냐?’고 되묻더군요.
개신교서 주로 사용하는 ‘장로’라는 말은 불교에서 나온 용어입니다. 장로는 본래 범어로, 한역하면 ‘아유솔만(阿瑜率滿)’입니다. 불교사전에는 ‘존자(尊者)’ 또는 ‘구수(具壽)’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지혜와 덕이 높고 법랍이 많은 비구를 가리키는 말로, 젊은 비구가 나이든 비구를 높여 부르는 이름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개신교 쪽에서 장로라는 용어를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1893년 선교사들이 ‘장로회선교공의회’를 조직면서 개신교 쪽에서 장로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불교계에서 장로란 말의 흔적을 찾아보면, 1962년 선포된 조계종 최초 종헌에 있습니다. 이 종헌에서는 ‘장로원(長老院)’이란 말이 있는데, 당시 종법기구였습니다. 지금은 불교계에서는 장로라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