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축제가 열린 4월 30일 오후 2시, 서울 우정국로에 경남 차량번호판을 단 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합천 연호사 신도 46명과 주지 진각 스님이 탄 버스였다. 이들은 왜 바쁜 농사일과 봉축준비를 접어두고 서울나들이에 나선 것일까.
불교문화마당 부스들을 돌며 관람도 하고 직접 체험도 한 연호사 신도들은 마냥 즐거운 듯 웃음을 달고 다녔다. 신도들은 동대문운동장의 어울림마당과 봉축법요식에도 직접 참가했고, 제등행렬의 장엄한 물결도 끝까지 지켜봤다.
신도들에게 이날 체험은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주지 진각 스님이 신도들에게 주는 부처님오신날 봉축선물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도들은 거대한 규모와 다양한 내용의 연등축제를 보고 뿌듯함과 자신감을 얻었으니 이보다 귀한 선물은 없을 것이었다.
“불교의 가장 큰 명절인 부처님오신날을 어떻게 축하하는지 신도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는 진각 스님은 이제 신도들이 합천에서도 이런 축제를 열자고 제안하지 않을까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