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거리 곳곳에 연등이 넘실대고, 절 집은 불자들과 일반인들로 축제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봉축일은 어린이날과 겹쳐 남다른 의미도 갖고 있지요. 그래서 이번 주는 아기 부처님을 모셔놓고 머리 위에 물을 부어서 목욕시키는 의식인 ‘관불(灌佛)’을 소개할까 합니다.
관불의식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실 때, 제석천이 하늘에서 내려와 향수로써 몸을 깨끗이 씻어 드렸다는 설화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매년 부처님의 탄생을 경축하기 위해 아름다운 꽃들로 꾸민 정자나 법당 한 가운데 아기 부처님을 모신 뒤 향수를 뿌립니다.
사실 이런 의식은 반드시 부처님 오신 날에만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동남아 불교권에서는 평소에도 매일같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지요. 이런 관불의식은 1990년대까지 한국불교계에서 그렇게 성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부처님 오신 날 행사가 대중적인 축제의 장이 되면서 관불의식은 일반인들에게조차 낯설지 않은 행사가 됐습니다.
김철우 기자 in-gan@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