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혹시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스님이 오른 손에 제기를 정성스레 들고 법당으로 가는 모습을요. 흔히들 이를 ‘사시마지(巳時摩旨)’라고 하지요.
오전 10시 반에서 11시 사이에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세 끼를 다 먹지만, 부처님은 평소 하루에 딱 한 번 오전에만 식사를 하셨기 때문에 훗날 제자들도 그 뜻을 받들어 이 때에 맞춰 공양물을 올리게 됐지요.
그럼 왜 사시에 부처님께 쌀밥을 불기(佛器)에 담아 올리는 것을 마지라 했을까요? 사실 그 어원은 알 수 없습니다. 그냥 ‘부처님께 올리는 밥’ ‘마지 밥’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서 손으로 만들어 올린다’ 또는 ‘손으로 빈다’해 마지라고 풀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지’는 글자 그대로 ‘맛있는 진지를 올리다’란 의미입니다. 즉 ‘정성스럽게 만든 공양을 올리니 제 뜻을 감읍해 주십시오’란 뜻이지요. 아마도 오후불식(午後不食)을 했던 부처님의 수행정신을 받들어 제일 먼저 공양을 올린다는 것이 사시마지의 참 뜻이겠지요. 김철우 기자 in-gan@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