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봉은사가 4월 16일 서울 시내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제1회 도전! 범종을 울려라’ 퀴즈대회를 열었다.
10개 학교에서 100여 학생들이 참가한 이 대회는 1등에게 10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하고 참가자들에게 도서상품권과 롯데월드ㆍ아쿠아리움 이용권을 제공하는 등 푸짐한 부상이 눈길을 끌었다. 기출문제는 종립학교 교법사단이 중ㆍ고교 종교 교과서, 역사 교과서, 봉은사지 등에서 출제해 2주 전 일괄 배포했다.
주최측은 “불교에 관심 있는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불교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야심찬 출발이었다.
그런데 당일 행사를 시작한지 30여 분 만에 퀴즈대회에 참가한 학생 중 네 명을 제외한 전원이 탈락한 것이다. 주최 측은 부랴부랴 ‘패자부활전’을 열었지만 학생들은 연거푸 탈락했다. 결국 ‘패자부활전’은 5번도 넘게 열렸다.
물론 중간고사 기간에 이 같은 대회가 열려서 학생들이 예상 문제를 꼼꼼히 보지 못한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교반을 다니면서도 불교상식조차 모르는 청소년들을 보니 이것이야말로 현 청소년 포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
종립학교 청소년 포교도 중요하지만, 일반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불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포교정책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 이벤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