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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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보이지 않는 힘/자유기고가
갈등과 분쟁 쉼없이 이어지는 지구촌
압제자마저 감동케 한 ‘자비와 관용’

세계 불교계의 다양한 소식들을 접하면서 가장 자주 만나는 인물이 달라이 라마이고, 전체 뉴스 중 그와 관련된 것이 가장 많이 등장한다.
최근에 전해진 달라이 라마 관련 뉴스 세 가지는 성격이 다른 것 같으면서도, 결국은 똑같은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로이터 통신의 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티베트 망명 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리는 달라이 라마 주관의 칼라챠크라(Kalachakra) 법회에 “티베트에서 온 순례자 만여 명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에서도 순수 중국인 200여명이 동참해 법문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이번 법회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티베트인들과 중국인들의 다람살라 방문을 공식으로 허용했다는 점이다. 이번 조치의 정확한 이유와 배경은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지난 2003년 이래 티베트인들에 대한 인도 여행 제한이 점차 완화되어 온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관변 연구기관인 ‘중국 티베트 연구센터(中國西藏硏究中心)’ 소속의 한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티베트 사람들에게 그런 자리에 동참하라고 권하지도 않지만 참석을 금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의 중국 정부가 아니라 인도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에게 충성을 바치는 대다수 티베트인들에게는 여전히 여권 발급이 되지 않는다.
어쨌든, 중국인 순례자를 포함하여 이번 칼라챠크라 법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11일 동안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전 과정에 진지하게 참여하며 달라이 라마의 축복을 받았다.
1억 명이 넘는 불교도, 그 중에서 760만 명 정도가 티베트 불교를 수행하고 있는 중국의 현실에서 정부가 취한 인도 여행 완화 조치는, 중국 내 무슬림들의 메카 성지 순례 허용과 더불어 그리 간단하지 않은 정치적 배경이 있을 것이다.
위 기사를 송고한 린드세이 벡 기자의 2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 대표단이 중국 정부와 비밀회담을 하러 베이징에 도착했다. 물론, 티베트 망명정부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중국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공식 논평을 거부하고 있지만 비밀 회담이 열리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한편 2월 20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포스트’ 기사에 따르면, 세계적인 분쟁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가 유대인들에게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믿음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용한 이스라엘 정부의 정치적 목적은 “완전 독립이 아니라 티베트의 자치를 요구한다”는 달라이 라마의 정책이 그들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였을 것이고,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반도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는 이스라엘의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똑같은 메시지를 전하였다.
“어떻게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독재자와 대화를 할 수 있겠어요?”라는 이스라엘 기자의 질문을 받은 달라이 라마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어렵겠지요. 하지만 폭력적인 수단을 쓴다면 그보다 훨씬 더 참혹한 결과가 분명하지요.”라고 대답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아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을 넘게 하고, 세계 초강대국 문턱에 들어서는 중국 정부가 비밀 회담을 열게 하며 압제자 중국인들에게서도 존경을 받고, 세상에서 가장 독선적이라는 평을 듣는 유대인들을 감복시키는 달라이 라마의 힘은 바로 ‘자비’와 ‘관용’이다. 이는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가 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200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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